이슈 2026.09.29 · 읽는 시간 14분

애플 탭틱 엔진 특허소송 7.7조 패소

애플은 탭틱 엔진 안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7조 7,500억 원 평결을 「자성유체를 쓰지 않았는데 침해」로 읽기 쉽지만 기록은 다릅니다. 애플이 법정에서 든 방어는 우리 진동의 Q값이 1.5보다 크다, 곧 덜 눌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애플 햅틱 기술을 먼저 해부하고 그 방어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따라갑니다.

금주의 핫 이슈

이 칼럼은 한 주간(월요일~일요일) 쏟아진 디스플레이 업계 기사를 취합해, 그중 가장 뜨거웠던 이슈 하나를 조금 더 깊이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언론이 다룬 이슈들

이 한 주는 공정과 원가 이야기가 이어졌고, 마지막 날에 판결 하나가 얹혔습니다.

첫째, 애플이 햅틱 특허 소송에서 졌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연방지법 배심이 9월 26일 애플에 57억 2,196만 달러(약 7조 7,500억 원) 배상을 평결했습니다. 미국 특허소송 사상 최대 금액이고, 고의 침해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둘째,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 720Hz 게이밍 OLED를 양산에 올렸습니다. 24.5인치 풀HD에 응답속도 0.02ms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크기 500Hz QD-OLED로 맞서고 있습니다.

셋째, 무편광판 공정을 둘러싼 결정이 갈렸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포토마스크를 여섯 장에서 다섯 장으로 줄이는 하프톤 블랙 PDL 평가에 들어갔고, 같은 날 애플은 무편광판 도입을 1~2년 미뤘습니다.

넷째, 마이크로LED가 손목에서 밀려났습니다. 가민이 스마트워치 채택 계획을 접었고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 OLED 독점을 지켰습니다. 반면 유비리서치는 2030년 마이크로LED 스마트워치 출하가 지금의 10배가 된다고 봤습니다.

다섯째, 중국 3사가 LCD 값을 올리며 감산했습니다. BOE·CSOT·HKC가 10월 국경절에 공장을 1~2주 멈추기로 했고 65·75인치 TV 패널 가격 인상을 통보했습니다.

여섯째, 미국 국방수권법에 중국산 OLED 조달 금지 조항이 들어갔습니다. 2027년 6월 30일부터 국방부 조달에서 배제하는 내용입니다.

이 가운데 듀얼 UTG와 폴더블 점유율, 아산 A7 공장, 12인치 올레도스 투자는 지난 호까지 다뤘으므로 여기서는 다시 펴지 않겠습니다.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최고의 핫이슈는 “애플 햅틱 특허 평결”입니다.

이번 호는 순서를 바꿔 봅니다. 판결부터 이야기하면 특허 문장만 남습니다. 애플이 실제로 무엇을 써서 촉감을 만드는지 먼저 보고, 그것이 왜 남의 청구항에 걸렸는지로 갑니다.

애플 탭틱 엔진은 어느 갈래인가

먼저 이름을 정리해 둡니다. 이 부품은 이름이 둘입니다. 애플이 제품 설명에서 쓰는 이름은 탭틱 엔진(Taptic Engine)이고 2014년 애플워치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애플 자신의 특허 문서는 같은 것을 햅틱 엔진(haptic engine)이라고 부릅니다. 뒤에 나오는 애플 특허의 제목이 그대로 「shock-resistant haptic engine」입니다.

앞의 것은 제품에 붙인 상표성 이름이고 뒤의 것은 기술 용어입니다. 그래서 이 기사에서는 애플 제품에 든 그 부품을 가리킬 때 탭틱 엔진, 촉감을 만드는 부품 일반을 가리킬 때 햅틱 엔진으로 씁니다.

휴대기기에서 촉감을 만드는 부품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무게추를 돌리는 편심모터(ERM), 질량을 왕복시키는 선형공진구동기(LRA), 그리고 전압으로 휘는 압전 소자입니다.

편심모터는 추를 돌려 기기를 통째로 떨게 합니다. 싸지만 회전이 붙고 멈추는 데 시간이 걸려 “딱” 하는 느낌을 못 냅니다.

선형공진구동기는 스프링에 매단 질량을 코일로 밀어 왕복시킵니다. 반응이 빠른 대신 공진 주파수 근처에서만 세게 움직입니다. 택션 특허가 선행 기술을 비판한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한 주파수에 기대면 그 밖에서는 힘이 없고, 잘 멈추지도 않습니다.

애플 탭틱 엔진은 이 계열입니다. 질량을 앞뒤가 아니라 옆으로 밀고, 코일과 자석으로 그 움직임을 만듭니다. 문제는 늘 같습니다.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수록 멈추기 어렵습니다.

애플 특허는 코일로 위치를 읽어 감쇠합니다

애플 특허 US10,890,973은 코일 여러 개를 나눠 쓰면서, 하나로 밀고 다른 하나로 질량의 위치를 읽는 구성을 적었습니다. 2017년에 출원해 2021년에 등록됐습니다. 발명자 아르만 하자티는 애플의 햅틱 관련 특허 문헌 스무 건 넘게 이름이 오르는 사람이라, 이 회사가 촉감 부품을 어느 방향으로 밀고 있는지를 읽는 단서가 됩니다.

읽는 방법은 역기전력입니다. 자석이 코일 앞을 지나면 코일에 전압이 생기고, 그 값으로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추정할 수 있다고 특허는 적었습니다. 센서를 따로 달지 않고 구동 부품이 센서를 겸하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얻은 정보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특허는 다상 구동이 움직임을 감쇠하고 질량이 기계적 스토퍼에 닿지 않게 해 원치 않는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고 했습니다. 이동 구간 전체에서 힘이 고르게 나온다는 설명도 붙었습니다.

즉 애플 특허가 적어 둔 해법은 유체가 아니라 제어입니다. 택션 특허가 페로플루이드라는 재료로 누른 자리를, 애플 특허는 코일로 읽고 되먹여 잡습니다.

이 구조가 뒤에 나올 쟁점과 곧바로 이어집니다. 재료로 눌렀든 제어로 잡았든 같은 청구항에 걸릴 수 있느냐가 이 소송의 마지막 쟁점이었습니다.

애플의 최신 특허는 감쇠가 아니라 충격을 말합니다

2025년 9월 2일 등록된 애플 특허 US12,405,667은 햅틱 엔진을 떨어뜨렸을 때 부서지지 않게 하는 구조입니다. 출원은 2022년 11월입니다.

이 특허도 질량을 플렉셔로 매답니다. 새로 넣은 것은 덮개 쪽에 붙인 비선형 캔틸레버 판스프링입니다. 충격이 오면 질량이 딱딱한 면에 바로 부딪히는 대신 이 스프링에 닿습니다.

스프링의 두께를 길이 방향으로 조금씩 키우고 끝을 모따기했습니다. 그래서 충격 초기에는 무르고 끝까지 눌리면 단단해집니다. 힘이 한순간에 몰리지 않고 시간에 걸쳐 퍼지게 만드는 설계입니다.

이 특허가 말하지 않는 것도 분명합니다. 감쇠를 무엇으로 하는지는 이 문서의 주제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는 읽힙니다. 무거운 질량을 빠르게 움직이는 부품이라 낙하에 약하고, 얇게 만들수록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탭틱 엔진 안에 자성유체가 있습니까

여기서 막힙니다. 애플은 탭틱 엔진 내부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분해 사진에 보이는 것은 금속 덩어리와 코일이고, 그 사이에 기름이 묻어 있는지는 사진으로 가려낼 수 없습니다.

공개된 서술은 하나뿐입니다. 2021년 4월 택션이 낸 소장은 애플의 초기 설계가 코일 스프링과 중심 로드를 썼고 최근 설계는 플렉셔와 자성유체를 쓴다고 적었습니다. 이것은 원고 측 주장이고 애플이 확인해 준 사실이 아닙니다. 이후 언론 보도도 이 소장을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사가 답할 수 없는 것을 먼저 적어 둡니다. 아이폰 안에 페로플루이드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어느 모델부터인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분해 보고서에도 그 항목은 없습니다.

그런데 소송 기록을 읽으면 질문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애플이 법정에서 싸운 지점은 “우리 안에는 그런 기름이 없다”가 아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걸린 특허를 봐야 합니다.

걸린 특허는 원래 헤드폰용이었습니다

배심이 침해로 본 특허는 두 건입니다. US10,659,885와 US10,820,117이고, 둘 다 택션 테크놀로지가 가진 같은 계열 특허이고, 우선일은 2014년 9월 24일입니다.

두 건의 발명자는 같은 사람, 택션을 세운 제임스 비그스입니다. 유타대에서 생체공학 박사를 받고 MIT 터치랩에서 촉각을 연구한 뒤 인공근육 회사를 거쳤습니다. 특허 스물일곱 건 가운데 스무 건이 햅틱이라, 이 사람의 특허를 읽는 것이 곧 택션을 읽는 것입니다.

두 특허가 겨눈 자리는 스마트폰이 아니었습니다. 명세서는 헤드폰 이어컵에서 저음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진동 모듈을 설명합니다. 기존 방식은 이어컵을 앞뒤로 밀어 귓속 공기를 눌러 50~100Hz에서 소리가 10~20dB 부풀고 소리가 탁해진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택션이 택한 방향이 평면 운동입니다. 질량을 앞뒤가 아니라 옆으로 움직이면 귀 앞 공기를 덜 밀고, 피부를 문질러 촉감을 만듭니다. 모듈을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두께가 가로·세로의 3분의 1보다 작은 납작한 형태입니다.

청구항 한 줄이 무엇을 요구했나

판결문이 대표 청구항으로 든 것은 ‘885 특허 청구항 1입니다. 구성은 여섯 덩어리입니다.

청구항 1의 구성무엇을 뜻하나
하우징바깥 틀
전류를 흘리는 복수의 코일자기장을 만드는 쪽
코일에 인접 배치된 복수의 자석힘을 받는 쪽
관성질량과 자석을 포함하는 이동부실제로 움직이는 덩어리
복수의 플렉셔로 된 서스펜션이동부를 평면 운동으로 안내
페로플루이드 감쇠이동부에 직접 닿는 자성유체가 움직임을 누름
US10,659,885 청구항 1의 구성. 연방순회항소법원 판결문(2023-2349)이 인용한 원문을 옮겼습니다.
왼쪽은 진동 모듈의 단면도로 하우징 안에 코일 두 개가 고정돼 있고, 관성질량과 자석으로 이뤄진 이동부가 플렉셔에 매달려 좌우 평면 운동을 한다. 이동부 위에는 자성유체가 닿아 있다. 오른쪽에는 소송이 걸린 두 청구 문구가 있다. 이동부의 움직임이 이동부에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페로플루이드에 의해 감쇠된다는 것과, 그 페로플루이드가 40에서 200헤르츠 안의 기계적 공진을 줄인다는 것이다. 아래에는 이 특허가 2014년 헤드폰용으로 쓰였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청구항 1의 구성과, 소송이 걸린 두 문구입니다. 청구항은 감쇠가 일어나야 한다고만 적었을 뿐 무엇으로 감쇠하라고는 적지 않았습니다. 연방순회항소법원 판결문이 인용한 원문과 특허 명세서를 근거로 DESK 작성.

마지막 두 줄이 이 소송의 전부라고 해도 됩니다. 청구항은 “이동부의 움직임이 이동부에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페로플루이드에 의해 감쇠되고”, 그 페로플루이드가 “40~200Hz 범위 안의 기계적 공진을 적어도 하나 줄인다”고 적었습니다.

페로플루이드는 자성 입자가 섞인 기름입니다. 자석 주위에 붙어 있다가 이동부가 움직이면 전단되면서 에너지를 먹습니다. 부품을 더 넣지 않고 감쇠를 얻는 방법이고, 얇은 기기에서 값이 큽니다.

특허에는 그 감쇠를 어디에 두는지 보여주는 도면도 있습니다. 도면 9B는 모듈을 잘라 본 단면인데, 위아래로 자석과 코일이 마주 놓이고 그 사이에 층이 겹겹이 들어갑니다. 특허는 이 구성을 페로플루이드로 감쇠되는 모듈로 설명합니다.

특허 US10,659,885의 도면 9B. 납작한 모듈을 옆에서 자른 단면으로, 가운데 위아래에 극성이 엇갈린 자석 두 쌍이 놓이고 그 사이와 둘레로 층이 겹쳐 있다. 부호 904는 이동부, 905a와 905b, 905c는 하우징과 서스펜션 부분, 907은 코일, 911은 사이에 낀 층을 가리킨다.
US10,659,885 도면 9B. 두께가 가로·세로보다 훨씬 얇은 납작한 모듈이고, 자석과 코일이 위아래로 마주 봅니다. 출처: USPTO 공개 도면.

이 소송의 승부처는 Q값이었습니다

진동을 얼마나 눌렀는지를 한 숫자로 나타낸 것이 Q값이고, 이 소송은 그 숫자를 어디서 자르느냐로 갈렸습니다. 판결문 각주는 양쪽이 합의한 정의를 적었습니다. Q가 0.5면 임계감쇠, 0.5보다 크면 부족감쇠, 작으면 과감쇠입니다.

부족감쇠는 한 번 치면 여운이 남는 상태입니다. 공진 주파수에서 크게 울리고 그 밖에서는 약합니다. 반대로 잘 눌린 진동은 넓은 구간에서 고르게 나오고 멈추라면 곧바로 멈춥니다.

특허는 그 평탄함을 말로만 적지 않았습니다. 도면 5C는 가속도를 주파수에 대해 그린 실측 곡선인데, 40Hz 부근부터 올라간 선이 그 위로 거의 눕습니다. 청구항이 적은 40~200Hz와 같은 구간입니다.

특허 US10,659,885의 도면 5C. 가로축은 주파수(헤르츠), 세로축은 가속도(g 피크투피크)이며 둘 다 로그 눈금이다. 곡선은 40헤르츠 부근에서 0.5g 가까이 올라간 뒤 200헤르츠까지 거의 평탄하게 이어진다.
US10,659,885 도면 5C. 40Hz 아래에서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그 위로는 공진 봉우리 없이 눕습니다. 잘 눌린 진동의 모양이 이것입니다. 출처: USPTO 공개 도면.

택션 특허가 노린 것이 후자입니다. 명세서는 선행 기술을 이렇게 깎았습니다. 높은 Q값은 “15~120Hz 범위의 저주파 촉각 효과를 충실히 재현하는 데 이 장치를 쓸모없게 만든다”고 했고, 임계감쇠를 위한 장치가 없어 “촉각 가속도 주파수 응답이 부족감쇠였고 Q값은 1.5에서 3”이었다고 적었습니다.

1심 법원은 이 서술을 근거로 청구항에 선을 그었습니다. 침해가 되려면 Q값이 1.5보다 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플 제품은 Q값이 1.5보다 크므로 침해가 아니라고 보고 약식판결로 소송을 끝냈습니다.

애플의 방어선은 “없다”가 아니라 “덜 눌렸다”였습니다

애플이 1심에서 이긴 논리는 이것입니다. 우리 탭틱 엔진의 Q값은 1.5보다 크다. 청구항이 요구하는 만큼 우리 진동은 눌려 있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읽는 방향을 뒤집으면 뜻이 분명해집니다. 애플은 “우리 것은 여운이 더 남는다”는 주장으로 침해를 벗었습니다. 공진이 덜 잡혀 있고 넓은 대역에서 덜 고르다는 것이 방어의 내용이 됩니다. 제품을 팔 때 하는 말과는 반대쪽입니다.

반대로 “페로플루이드가 우리 제품 어디에도 없다”는 주장은 이 소송의 축이 아니었습니다. 판결문 각주 5는 택션의 침해 주장이 각 청구 요소가 제품의 어디에 있는지는 적었다는 점을 양측이 다투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1심이 택션 전문가 의견을 배척한 근거도 요소의 소재가 아니라 어떻게 고감쇠 출력에 이르는지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선을 하나 그어 둡니다. 양측이 다투지 않은 것은 「주장서가 위치를 적었다」는 절차 요건이고, 「탭틱 엔진에 페로플루이드가 있다」는 사실 인정이 아닙니다. 다만 방어의 무게가 어디에 놓였는지는 분명합니다.

평결 뒤 애플이 낸 성명도 같은 쪽을 봅니다. 애플은 탭틱 엔진이 택션 기술과 근본적으로 다르며 “택션 자신이 재판에서 애플 제품을 시험한 결과가 그것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부품 목록의 다툼이 아니라 측정값의 다툼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번 평결을 “자성유체를 쓰지 않았는데 침해로 판정됐다”로 읽으면 어긋납니다. 정확히는 1심이 청구항에 덧대 둔 두 개의 벽, 곧 기계적 감쇠여야 한다는 것과 Q값이 1.5보다 작아야 한다는 것이 항소심에서 무너졌고, 그 벽에 기대 있던 방어가 함께 무너진 것입니다.

항소심은 그 선을 어떻게 지웠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025년 8월 13일 그 선에 근거가 없다고 보고 1심을 파기했습니다. 이유를 세 가지로 들었습니다.

첫째, 명세서가 “쓸모없다”고 한 대상은 감쇠가 없는 선형공진구동기, 곧 LRA였습니다. 청구항은 감쇠를 요구하므로 그 서술은 청구 범위와 무관합니다.

둘째, “임계감쇠”와 “부족감쇠”는 깎아내리는 말이 아니라 사실을 적은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앞의 것은 진동하지 않는 상태(Q 0.5), 뒤의 것은 진동하는 상태(Q 0.5 초과)를 가리키는 용어일 뿐입니다.

셋째가 결정적입니다. 같은 계열의 US9,430,921 특허는 청구항 1·14·18·20·33에 “Q값 1.5 미만”을 명시해 두었습니다. 명세서 서술만으로 그 한정이 이미 포기됐다고 보면, 그 청구항들이 무의미해집니다.

즉 숫자를 청구항에 적어 둔 특허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적지 않은 특허에 그 숫자를 끼워 넣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위쪽은 2021년 4월 제소, 2023년 애플 승소, 2025년 8월 항소심 파기, 2026년 9월 배심 평결로 이어지는 시간축이다. 아래에는 1심이 청구항에 더한 세 가지 한정이 나란히 있다. 고감쇠 출력은 살아남았고, 기계적 감쇠와 Q값 1.5 미만은 지워졌다. 맨 아래 띠에는 같은 계열 특허 US9430921이 청구항에 Q값 1.5 미만을 명시하고 있어 포기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 있다.
1심이 더한 세 한정 가운데 둘이 지워졌습니다. 숫자를 청구항에 적어 둔 형제 특허가 있다는 사실이, 적지 않은 특허에 그 숫자를 끼워 넣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판결문을 근거로 DESK 작성.

더 큰 쟁점은 “감쇠를 무엇으로 하느냐”였습니다

1심은 고감쇠 출력이 기계적 감쇠로 달성돼야 한다고 못 박았고, 항소심은 그 한정도 지웠습니다. 명세서가 비기계적 감쇠를 예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항을 좁힐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명세서 자체가 진동을 “적절한 방식으로 감쇠할 수 있다”고 열어 두고 있었습니다.

이 한정이 지워지면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택션 전문가는 애플 탭틱 엔진의 주파수 응답이 폐루프 소프트웨어 제어로 다듬어지고, 여기에 탭틱 엔진 안의 페로플루이드 감쇠가 더해져 고른 응답이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부품을 만드는 쪽에서 보면 함의가 분명합니다. 제어 소프트웨어로 특성을 만들었다고 해서 기구 구조를 적은 특허를 비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청구항이 감쇠의 수단을 한정하지 않았다면, 소프트웨어로 얻은 결과도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1심이 소송을 끝낸 또 하나의 근거였던 전문가 의견 배척도 파기됐습니다. 지역 특허규칙은 각 청구 요소가 제품의 어디에 있는지 적으라고만 했는데, 법원이 규칙에 없는 어떻게까지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남은 것

평결은 배상액을 정했을 뿐 사건을 끝내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항소할 뜻을 밝혔고, 탭틱 엔진이 택션 기술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배심은 고의 침해는 아니라고 봤는데, 이는 배상액이 세 배까지 늘어나는 길이 막혔다는 뜻입니다.

소송 자금도 이 사건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블룸버그 로에 따르면 택션의 소송 비용은 버포드 캐피털 계열 투자체가 댔습니다. 특허 하나를 두고 10년 넘게 다툴 체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배상액 57억 달러가 어떤 계산으로 나왔는지는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대상 제품이 아이폰과 애플워치 전반이고 침해 기간이 길다는 점만 확인됩니다. 이 기사에서는 산정 방식을 추정하지 않습니다.

전망

이 평결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미국 특허소송에서 최대 규모 평결은 항소심에서 줄거나 파기되는 경우가 잦고, 이 사건은 이미 한 번 뒤집힌 전력이 있습니다. 다만 뒤집히는 방향이 반대였다는 점이 이번에는 애플에 불리합니다.

부품을 만드는 쪽이 지금 봐야 할 것은 금액이 아니라 청구항의 문장입니다. 확인할 것 세 가지를 적어 둡니다.

첫째, 애플이 탭틱 엔진 구조를 바꾸는가. 페로플루이드 감쇠를 걷어내거나 평면 운동 방식을 바꾸면 설계 변경이 곧 회피 설계입니다. 얇기와 촉감을 동시에 지키면서 그것이 가능한지가 관건입니다.

둘째, 소프트웨어 제어를 근거로 한 침해 주장이 다른 사건으로 번지는가. 이번 판단은 감쇠 수단을 한정하지 않은 청구항이 소프트웨어까지 덮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액추에이터와 구동칩을 함께 다루는 부품사에 직접 영향이 있습니다.

셋째, 수치 한정을 청구항에 적는 관행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번에 택션을 살린 것은 다른 특허에 Q값을 명시해 둔 사실이었습니다. 명세서에만 적어 둔 수치는 언제든 상대에게 한정의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사건이 남긴 실무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