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노트 2026.09.29 · 읽는 시간 13분
연재 표면처리기술 2부 · 4편

표면처리기술 모스아이(Moth-eye)

모스아이는 재료가 아니라 형상으로 굴절률 1.23의 빈자리를 채웁니다. 돌기 높이가 같아도 모양이 다르면 반사율이 두 배 갈리고, 그 모양은 금형을 파는 전압과 식각이 정합니다. 다만 나노 틈은 지문 기름을 가두고 마른 천으로 닦이지 않아, 이 기술은 화면 바깥이 아니라 사람이 만지지 않는 자리로 옮겨 갔습니다.

AR·LR 편에서 반사방지의 목표 굴절률이 1.23이라고 봤다. 공기 1.00과 유리 1.52의 기하평균이고, 그 값에 닿는 치밀한 고체는 없다. LR은 구멍을 내서, AR은 층을 쌓아서 그 빈자리를 대신했다.

모스아이는 재료 대신 형상으로 그 자리를 채운다. 표면에 빛 파장보다 작은 돌기를 세우면 빛이 보기에 굴절률이 계단이 아니라 경사로 바뀐다. 어디서도 경계를 만나지 않으니 반사할 자리가 없다.

이름은 나방 눈에서 왔다. 나방 눈 표면의 돌기가 야간 시력을 방해하는 반사를 없애는 데서 착안한 구조다. 이 편은 그 형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까지 가고, 왜 거기서 멈췄는지를 본다.

나방 눈에서 빌려온 것은 굴절률의 경사다

나방 협죽도박각시(Daphnis nerii)의 각막 표면에는 지름 140~165나노미터, 간격 약 166나노미터의 돌기가 육각으로 촘촘히 박혀 있다. 이 크기가 우연이 아니다. 가시광 파장(380~780나노미터)보다 작아야 빛이 개별 돌기를 보지 못하고 매질 전체의 평균 굴절률만 본다.

돌기가 뾰족한 끝에서 밑동으로 갈수록 굵어지면, 그 자리에서 공기와 수지가 섞이는 비율도 끝에서 밑동으로 갈수록 늘어난다. 빛이 보는 굴절률은 그 비율을 따라 1.00에서 수지의 값(약 1.5)까지 매끄럽게 오른다. AR 편의 1.23이 한 겹의 재료였다면, 모스아이의 1.23은 경사 위의 한 지점일 뿐이다.

빛이 이 경사를 계단이 아니라 연속으로 느끼려면 조건이 하나 더 있다. 돌기 사이 간격이 가장 짧은 가시광 파장보다 좁아야 한다. 간격이 파장을 넘어서면 빛이 회절해 옆으로 새어 나가고, 이 손실은 반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투과를 갉아먹는다.

AR 편의 간섭막과 여기서 갈린다. 간섭은 특정 파장에 맞춰 두 반사를 상쇄시키므로 파장이 벗어나면 다시 반사가 살아난다. 경사는 파장을 가리지 않는다. 굴절률이 연속으로 바뀌는 한, 짧은 파장도 긴 파장도 같은 이유로 반사할 자리를 잃는다.

전압이 구멍 간격을 정하고, 식각이 구멍 모양을 정한다

이 돌기를 찍어 내는 금형은 알루미늄을 양극산화해 만든다. 알루미늄을 산에 담그고 전압을 걸면 표면에 육각으로 배열된 구멍이 저절로 뚫린다. 구멍 사이 간격은 전압에 비례한다. 1볼트당 약 2.5나노미터씩 벌어진다.

전압 하나로 100나노미터급 구조를 넓은 면적에 만들 수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포토리소그래피처럼 패턴을 한 점씩 그릴 필요가 없다. 샤프가 모스아이 TV를 냈을 때도 이 전압 제어를 앞세워 ‘대면적에 저절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 금형 구멍의 단면을 양극산화·식각 3회와 15회로 나눠 비교한 개념도. 3회는 구멍 옆벽에 계단이 뚜렷하고, 15회는 계단이 지워져 매끄러운 원뿔 모양이다. 깊이는 약 330나노미터, 구멍 간격은 전압 60볼트에 2.5나노미터를 곱한 150나노미터다.
그림 1. 같은 금형을 양극산화와 식각으로 3회와 15회 다듬었을 때의 단면입니다. 반복이 늘수록 구멍 벽의 계단이 지워지고 원뿔에 가까워집니다. 실측 전자현미경 사진 대신 논문이 보고한 치수와 반복 횟수로 본지가 다시 그린 개념도입니다. 치수·조건: Yanagishita·Etani·Kondo, J. Electrochem. Soc. 170 (2023) · 작도는 본지

전압이 간격을 정한다면, 반복 횟수는 모양을 정한다. 양극산화 한 번으로 구멍을 뚫고 인산으로 넓히는 과정을 한 번만 거치면 구멍 벽에 계단이 남는다. 이 계단이 뾰족한 원뿔과 완만한 종 모양을 가른다.

같은 연구에서 이 양극산화와 식각을 15회까지 되풀이했다. 반복이 늘수록 계단 하나하나의 높이가 낮아지고, 구멍 벽은 매끄러운 곡선에 가까워졌다. 최종 금형의 구멍 간격은 150나노미터, 찍혀 나온 돌기 높이는 330나노미터였다.

업계가 이 형상을 규격으로 못박는 방식도 같은 이야기다. 미쓰비시레이온 특허는 지문 시험을 JIS K2246 인공지문액 1마이크로리터를 지름 10밀리미터 고무도장으로 100g/㎠·3초 눌러 묻힌 뒤 2회 이하로 닦이면 합격으로 정한다. 내마모는 스틸울(Bonstar #0000)로 100g 하중, 10왕복을 그어 긁힌 자국이 4줄 이하면 합격이다. 반사방지 성능을 규격 하나로 재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버티는지까지 규격으로 함께 건다.

이 공정이 모스아이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값이다. SID 2013년 해설은 반사방지 기술 전체를 이렇게 요약한다. LR(단층 코팅)은 싸지만 반사가 충분히 낮지 않고, AR(다층 증착)은 반사가 낮지만 생산비가 높다. 모스아이는 자외선 경화 아크릴 한 층을 찍어 내는데, 광학적으로는 여러 겹을 쌓은 것처럼 작동한다. LR 수준의 공정으로 AR 수준의 성능을 노리는 셈이다.

높이가 같은데 반사율은 왜 다를까

돌기의 모양이 반사율을 정하기 때문이다. 높이가 아니다. 같은 연구에서 식각 시간만 70·75·80분으로 달리한 세 시료를 만들었는데, 세 시료 모두 돌기 높이는 320나노미터 안팎으로 거의 같았다.

총 식각 시간돌기 높이400~800나노미터 반사율
70분약 320nm장파장에서 0.13~0.15%까지 상승
75분약 320nm장파장에서 0.12% 안팎까지 상승
80분약 320nm전 구간 0.04~0.09%로 평평

높이는 같은데 80분 시료의 반사율이 70분 시료의 절반 수준이다. 식각이 길어질수록 구멍 벽의 계단이 더 지워져 곡선이 매끄러워졌기 때문이다. 모양이 매끄러울수록 굴절률의 경사도 매끄러워지고, 경사가 매끄러울수록 반사가 줄어든다.

총 식각 시간 70분, 75분, 80분으로 만든 세 시료의 단면 전자현미경 사진과, 필름 두께·구멍 깊이·돌기 높이가 식각 시간에 따라 거의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그리고 세 시료의 400~800나노미터 반사율 스펙트럼. 80분 시료만 전 구간에서 반사율이 낮고 평평하다.
그림 2. 돌기 높이(가운데 그래프)는 세 시료가 거의 같은데, 반사율(아래 그래프)은 80분 시료만 유독 낮고 평평합니다. 치수가 아니라 형상이 성능을 가른다는 직접 증거입니다. Yanagishita·Etani·Kondo, J. Electrochem. Soc. 170 (2023), CC BY 4.0

형상의 효과는 돌기 모양을 바꿔도 같은 방향으로 나타난다. 원뿔과 포물면을 전산모사로 비교한 연구에서는 포물면이 원뿔보다 더 낮은 높이에서 같은 반사율에 도달했다. 굴절률이 직선이 아니라 완만한 곡선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같은 연구는 밑면이 서로 맞닿는 정도(밑면 지름을 돌기 간격으로 나눈 값)가 0.7 이상이어야 한다고 계산했다. 돌기 사이에 평평한 바닥이 남으면 그 자리에서 굴절률이 계단으로 뚝 떨어져 반사가 다시 생긴다.

돌기 간격에는 반대쪽 한계도 있다. 간격이 넓어져 400나노미터를 넘으면 가장 짧은 가시광 파장보다 커져 정반사 대신 회절이 생긴다. 밑면을 넓혀 채움을 높이려다 이 경계를 넘으면 반사는 줄여도 다른 손실이 늘어난다. 돌기가 작을수록 유리하지만 무한정 작게 만들 수는 없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돌기 모양과 밑면이 맞닿는 정도, 높이를 직접 바꿔 반사율이 어떻게 예측되는지 볼 수 있다.

밑면이 맞닿는 정도를 낮추거나 돌기 모양을 원뿔로 바꾸면 예측 반사율이 눈에 띄게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측(포물면 0.13%)과 자릿수는 맞지만, 이 모델의 정밀도는 딱 거기까지다.

옮기다가 잃는다: 온도와 속도가 만드는 창

금형을 완성해도 그 모양을 필름에 그대로 옮기는 일이 남는다. 롤투롤 열 나노임프린트로 PMMA(유리전이온도 약 105℃) 위에 종 모양 돌기(간격 290나노미터, 몰드 높이 350나노미터)를 찍는 실험이 그 창을 보여준다.

온도속도결과
80~100℃ (Tg 아래)분당 0.02m눌린 자국 깊이만 약 90~280nm, 돌기가 안 솟음
110~140℃ (Tg 위)분당 0.02m돌기가 솟아 약 300nm에서 멈춤, 140℃가 가장 충실
110℃분당 0.2m솟았던 돌기가 사라지고 눌린 자국만 남음

Tg 아래에서는 수지가 굳어 있어 돌기가 서지 못한다. Tg를 넘겨야 수지가 흘러 금형의 오목한 자리를 채우는데, 그마저도 롤을 너무 빨리 돌리면(분당 0.2m) 수지가 식어 굳는 시간을 못 채워 같은 일이 벌어진다. 온도와 속도가 같은 창 안에 있어야 한다.

종횡비(높이를 간격으로 나눈 값)가 올라갈수록 이 창은 더 좁아진다. 같은 연구에서 종횡비가 높은 구조는 평평한 필름 대비 겉보기 강성이 최대 50% 낮았고, 나노스크래치 시험에서 눌린 자국도 20나노미터에서 50나노미터 안팎으로 커졌다.

미쓰비시레이온(현 미쓰비시케미칼) 특허는 이 창을 수치로 못박는다. 돌기의 종횡비가 1.0 이상이면 반사율이 충분히 낮아지고, 5.0 이하면 긁힘에 견딘다. 반사율이 요구하는 하한과 내구성이 요구하는 상한 사이, 1.5~3이 실제로 상용 제품이 몰려 있는 자리다.

지문 하나를 왜 못 견딜까

AR·LR 편에서 본 것과 같은 물리다. 설계는 돌기 사이 틈이 공기로 차 있다고 가정하는데, 그 틈에 기름이 스미면 굴절률의 경사가 사라진다. 다른 것은 여기서는 기름이 스미는 통로가 나노미터 단위 좁은 구멍이라는 점이다.

미쓰비시케미칼 개발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문이 묻으면 피부의 기름이 요철에 갇힌다. 마른 천으로는 닦아 내기 어렵고 물이나 알코올이 필요하다.” 좁은 틈일수록 모세관 힘이 세져 기름을 빨아들이고, 마른 천의 섬유가 그 힘을 못 이긴다.

발수 처리가 답이 될 것 같지만 아니다. 덱세리얼즈 특허의 실시예 표가 그 이유를 직접 보여준다. 수지 배합을 바꿔 물 접촉각을 낮춰 가며 닦임을 등급으로 평가했다.

물 접촉각마른 천 닦임젖은 천 닦임
111.1°C (불가)불가
109.0°AB
107.0~50.7°AA
23.4~15.7°BAA (매우 쉬움)
10.3~4.0°CAA

양쪽 끝이 다 막혀 있다. 접촉각이 110도를 넘으면 젖은 천으로도 닦이지 않고, 수지를 너무 무르게 만들면(접촉각 10도대) 마른 천에 오히려 안 닦인다. 이 특허가 청구하는 창은 탄성률 5~1200메가파스칼에 접촉각 110도 이하, 바람직하게는 30도 이하다.

발수를 더 밀어붙인 결과도 있다. 샤프의 방오막 특허는 표면 불소 비율을 33원자% 이상으로 올려 물 접촉각을 158~164도까지 끌어올렸다. 그런데 같은 시료에 기름(헥사데칸)을 떨어뜨리면 접촉각이 떨어진 직후 66~86도에서 10초 뒤 31~75도로 무너진다.

물은 튕겨 내도 기름은 10초를 못 버틴다. 업계가 모스아이를 발수가 아니라 오히려 친수(물 접촉각 10~30도대)로 설계하는 쪽으로 기운 이유가 이것이다. 미쓰비시케미칼 MOSMITE의 물 접촉각이 약 20도인 것도 같은 판단의 결과로 보인다.

표면 처리 대신 닦는 도구를 바꾸는 접근도 있다. 후지필름 특허는 발수 처리(올레산 접촉각 113도)를 해도 지문 닦임이 등급 B~C에 머무는 것을 확인하고, 대신 구멍 지름 50~200나노미터의 나노파이버 세정천을 함께 쓰도록 했다. 발수 처리막과 전용 천을 함께 쓴 시료에서만 닦임 등급 A가 나왔다. 표면 하나만으로는 못 풀고, 표면과 닦는 도구를 한 쌍으로 설계해야 풀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기술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손이 닿지 않는 자리로 옮겨 갔다. 미쓰비시케미칼 개발 담당자의 말이 이 편의 결론이기도 하다. “처음 목표는 대형 TV 디스플레이였다. 채용되면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면은 자주 만져지는 곳이라, 결국 사람이 만지지 않는 곳이나 디스플레이 내부로 방향을 좁혔다.”

덱세리얼즈의 모스아이 필름 제품 페이지에는 그 판단이 경고문으로 남아 있다. “모스아이 필름은 구조 특성상 표면 얼룩을 완전히 지우기 어렵다. 손이나 오염물이 자주 닿는 부위에 적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같은 회사의 제품 구성이 이 경고를 그대로 증명한다. 모바일 기기의 터치패널용으로는 모스아이가 아니라 스퍼터 다층막 AR을 판다. AR·LR 편에서 다룬 그 구조다. 그 제품에는 지문이 쉽게 닦이도록 방오층이 따로 얹혀 있다.

제품구조시감반사율용도
Dexerials ME1모스아이0.2%차량용 디스플레이
Dexerials AR200스퍼터 다층막 + 방오층0.18~0.32%태블릿·노트북 터치패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례도 화면 바깥은 아니었다. 미쓰비시케미칼의 MOSMITE는 카시오 지샥 GBD-H1000에 실렸는데, 손이 닿는 커버유리가 아니라 태양전지 소자와 액정 모듈 표면에 붙였다. 노키아가 2003년에 휴대전화 화면용 모스아이 구조를 특허로 냈지만, 등록에 이르지 못하고 2012년에 취하됐다.

손이 직접 닿는 화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것은 애플이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프로 디스플레이 XDR·아이맥·맥북 프로·아이패드 프로(M4)의 나노텍스처 유리는 애플 특허 기준 두 겹짜리 요철이다. 폭 750나노미터~25마이크로미터, 높이 200나노미터~2마이크로미터의 큰 요철이 빛을 흩뜨리고, 그 위에 폭·깊이 5~200나노미터의 작은 요철이 유효굴절률을 낮춰 반사를 억누른다. 다만 이 큰 요철은 빛을 산란시키는 AG에 가깝지, 모스아이처럼 굴절률 경사 하나로 반사를 지우는 구조는 아니다.

이 화면도 전용 도구 없이는 관리가 안 된다. 애플은 제품에 딸려 오는 전용 연마천으로만 닦으라고 안내하고, 잘 안 지워지는 얼룩에 한해서만 70% 이소프로필알코올 용액을 그 천에 적셔 쓰라고 제한한다. 후지필름 특허가 표면과 전용 세정천을 한 쌍으로 설계한 것과 같은 결론에, 다른 회사가 다른 길로 도달한 셈이다.

반대로 삼성 갤럭시 S24·S25 울트라에 실린 코닝 고릴라 아머는 나노구조가 아니라 유리 세라믹 조성 자체를 바꿔 반사를 줄인다. 고릴라 아머 2는 이전 세대의 AR 코팅 경쟁 제품보다 긁힘에 4배 이상 강하다고 밝힌다. 지금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여전히 재료나 코팅 쪽에서 답을 찾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자리를 잡은 이유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덱세리얼즈에 따르면 일반 필름 표면의 반사율은 약 10%인데 모스아이 필름을 붙이면 0~1%로 떨어지고, 스틸울 내마모는 기존 필름보다 40배 이상이라고 밝힌다. 운전석에서 마주 보는 화면은 손이 닿을 일이 적고 실내 온도도 비교적 일정해, 모스아이가 견뎌야 하는 조건이 휴대전화보다 순하다.

지금 모스아이가 실제로 쓰이는 자리는 차량용 내비게이션·계기판, 미술관 액자, 의료·방역용 실드, 카메라 렌즈, 다이빙·스키용 고글 김서림 방지 시트처럼 대부분 손이 직접 닿지 않거나 정기적으로 세정하는 환경이다. 카메라 필터용 응용도 개발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대형 TV로 시작한 기술이 그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다.

렌즈용 모스아이는 오히려 가장 오래 살아남은 자리다. 캐논이 2008년에 낸 산화알루미늄 쐐기형 나노구조 코팅은 높이 220나노미터로 반사를 약 0.05%까지 눌렀다. 렌즈는 애초에 손이 닿지 않고 정기 세정을 전제하는 물건이라, 모스아이의 약점이 애초에 약점이 아니었다.

「손이 닿지 않는 자리」가 「약한 기술」을 뜻하지는 않는다. 샤프가 나라현립의과대학과 공동 검증한 모스아이 구조 필름(표면반사율 약 0.3%/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가를 10분에 99.675%, 30분에 99.968% 낮췄다. 알코올로 100회 닦은 뒤에도 30분 시점 감소율은 99.959%로 거의 그대로였다. 부서지기 쉬운 것은 구조 자체가 아니라, 마른 천 하나로 기름을 지우는 일이다.

모스아이가 실제로 쓰이는 다섯 자리와 그 시감반사율을 나란히 놓은 카드 다섯 장(차량용 디스플레이 0.2퍼센트, 방역 실드 0.3퍼센트, 카메라 렌즈 0.05퍼센트, 손목시계 안쪽 LCD 0.1에서 0.2퍼센트, 미술관 액자 0.1에서 0.3퍼센트)과, 매일 손이 닿는 스마트폰·태블릿 화면 자리를 물음표로 비워 둔 여섯 번째 점선 카드.
그림 3. 모스아이가 실제로 자리 잡은 다섯 곳과, 아직 비어 있는 한 곳입니다. 수치는 제조사가 각자 발표한 값이라 같은 조건에서 잰 것은 아닙니다. 빈칸은 기술이 아니라 접촉 빈도가 가른 자리라는 것이 이 편의 결론입니다.

돌아올 길: 친수와 뒤집힌 구조

모양을 바꾸면 상황이 달라진다. 돌기(나노필러) 대신 구멍(나노홀)을 파는 연구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같은 크기의 돌기와 구멍 양쪽에 지문을 묻히고 닦기를 다섯 번 되풀이한 실험이다.

지문을 처음 묻혔을 때는 둘 다 투과율이 15% 떨어져 차이가 없다. 그런데 다섯 번을 되풀이한 뒤에는 갈린다. 돌기 쪽은 투과율이 1.5% 넘게 더 떨어지고 최대 투과 파장도 밀리는 반면, 구멍 쪽은 0.2% 미만으로 거의 그대로였다. 돌기는 닦는 과정에서 눌리거나 휘어 원래 모양을 잃지만, 구멍은 벽이 버텨 준다.

코팅으로 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는 길도 있다. PMMA 돌기 위에 TiO2를 50·100나노미터 스퍼터한 연구에서는 무코팅 시료가 아주 약한 힘(0.2mN)에도 100나노미터 가까이 눌린 반면, 100나노미터 코팅 시료는 그보다 다섯 배 센 힘(1mN)에도 평평한 필름과 같은 탄성을 유지했다.

다만 공짜는 아니다. 코팅이 두꺼워질수록 돌기 밑동이 굵어져 틈이 좁아지고, 600나노미터 근처 투과율이 1% 안팎 준다. 코팅을 나중에 얹는 대신 처음부터 설계에 넣어야 한다는 계산도 있다. 코팅을 전제로 한다면 돌기가 서로 맞닿는 정도를 100%가 아니라 60%로 낮춰야 최적의 경사가 나온다. 코팅에 맞는 금형은 아직 코팅 없는 금형과 같지 않다는 뜻이다.

손해를 아예 안 보는 길도 있다. 다만 돌기가 아니라 구멍이라야 한다. 유리에 판 나노홀 위에 실란기를 가진 초박막 발유 코팅(분자 수준 두께)을 입힌 연구는, 코팅이 투과·반사 스펙트럼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고 보고한다. 내마모 시험(면포로 7.35뉴턴 압력, 1000회 왕복)을 거치고도 광학 성능이 그대로였다. TiO2처럼 코팅이 두꺼우면(50~100나노미터) 광학과 내구성을 맞바꿔야 하지만, 코팅이 분자 한두 겹 수준으로 얇으면 그 맞교환 자체가 사라진다. 같은 “코팅을 입힌다”도 두께 한 자리 차이로 결과가 갈린다.

구멍(나노홀)과 비슷한 발상으로, 돌기를 안쪽으로 파인 모양(역원뿔)으로 뒤집는 접근도 있다. 롤투롤 임프린트 연구는 역원뿔 구조가 돌출된 원뿔보다 높은 기계적 응력을 견디면서도 반사방지 성능은 크게 잃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모양을 반사율에 맞추는 동시에 내구성에 맞춰 다시 뒤집는 셈이다.

구조 자체를 이중으로 만드는 접근도 있다. 샤프 특허는 첫 번째 돌기 아래를 저굴절 불소수지(CYTOP, 굴절률 약 1.32)로 절반쯤 메워 더 낮고 완만한 두 번째 요철을 만든다. 낮아진 돌기 높이(185·210·280나노미터)에서도 반사율은 각각 0.059%·0.057%·0.031%를 유지했다. 특허 설명대로, 돌기 사이가 얕아지면 낀 오염을 긁어내기도 그만큼 쉬워진다.

모양(형상)으로 반사를 지우고, 친수나 이중 요철로 오염을 견디고, 구멍이나 코팅으로 마모를 버틴다. 이 갈래들은 대부분 아직 실험실 단계이거나 좁은 응용에 머물러 있다. 휴대전화 화면 크기(14.5×10센티미터)로 금형을 만든 2025년 연구도 있지만, 저자들 스스로 이것을 양산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적었다. 모스아이가 화면 바깥으로 돌아오는 길은 이 갈래 중 하나가 아니라 여럿을 동시에 만족하는 지점에 있을 것이다.

다음 편은 같은 커버윈도우 위에서 정전기나 다른 오염이 반사방지층과 어떻게 얽히는지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