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옹스트롬 백금 간격이 가른 인광 OLED 롤오프
인광 OLED는 밝기를 올릴수록 효율이 떨어집니다. 퀸즐랜드대·규슈대 연구진은 뼈대가 같은 백금 착체 두 개로 그 원인을 좁혔습니다. 백금 원자끼리 3옹스트롬대로 붙은 쪽은 1만 cd/m²에서도 최대 효율의 약 65%를 지켰고, 5옹스트롬 넘게 떨어진 쪽은 1천 cd/m²에서 10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다만 롤오프를 잡은 그 구조가 발광색을 빨간색으로 끌어내렸습니다.
DOI 10.1002/advs.77325인광 OLED에는 오래된 약점이 하나 있다. 밝기를 올릴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이것을 효율 롤오프라고 부른다.
화면을 조금 밝게 쓸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문제는 아주 밝아야 하는 자리다. 햇빛 아래의 화면, 눈앞에서 현실 위에 영상을 겹치는 증강현실 안경이 그렇다.
퀸즐랜드대와 규슈대 공동 연구진은 뼈대가 똑같고 곁가지만 다른 백금 착체 두 개로 이 롤오프의 원인을 좁혔다. 한쪽 OLED는 1만 cd/m²에서도 최대 효율의 약 65%를 지켰다. 다른 쪽은 1천 cd/m²에서 효율이 10분의 1로 떨어졌다.
둘을 가른 것은 이웃한 분자의 백금 원자끼리 떨어진 거리였다. 한쪽은 3옹스트롬대, 다른 쪽은 5옹스트롬이 넘었다. 1옹스트롬은 1억분의 1센티미터다.
그리고 이 기사가 짚을 것은 그 다음이다. 롤오프를 잡은 바로 그 구조가 발광색을 빨간색으로 끌어내렸다.
1. 인광 OLED는 왜 밝아질수록 효율을 잃나
인광 발광체의 들뜬 상태가 오래 살기 때문이다. 전류로 만든 들뜬 상태(엑시톤)의 75%는 삼중항인데, 인광 재료는 이것까지 빛으로 바꿔 내부 양자효율 100%에 다가간다. 대신 삼중항은 수명이 길다.
수명이 긴 엑시톤은 빛을 내기 전에 서로 부딪칠 기회가 많다. 밝기를 올리려고 전류를 늘리면 엑시톤이 빽빽해지고, 두 삼중항이 만나 하나가 빛 없이 사라지는 삼중항-삼중항 소멸이 잦아진다. 이것이 롤오프다.
논문 서론은 상용 TV에 필요한 밝기를 약 500 cd/m²로, 차세대 발광 재료가 효율 100% 가까이를 지켜야 할 밝기를 1만 cd/m²로 잡는다. 두 조건을 모두 좌우하는 것이 소자 안 엑시톤의 밀도와 수명이라고 적는다.
그러니 처방은 분명하다. 발광 효율은 높게, 들뜬 상태의 수명은 짧게. 이 둘을 함께 가진 후보로 최근 주목받는 것이 금속-금속-리간드 전하이동(MMLCT) 발광을 하는 백금 착체다.
2. 곁가지만 바꾼 두 백금 착체
연구진이 노린 것은 백금 원자 사이 거리 하나만 바꿔 보는 것이었다. MMLCT는 평평한 백금 착체들이 겹겹이 쌓여 이웃한 백금 원자의 오비탈이 겹칠 때 생긴다. 그러려면 백금끼리 가까워야 한다.
그런데 그 거리를 제대로 잰 자료가 드물었다. 지금까지는 단결정 X선 구조로 확인했는데, OLED에 쓰는 증착 박막은 단결정이 아니다. 반쯤 결정인 박막 안의 백금 간격은 단결정 분석이 알려 주지 못한다고 논문은 적는다.
연구진은 이미 잘 알려진 MMLCT 발광체 **Pt(fppz)2**를 기준으로 삼았다. 곁가지에 작고 전자를 끌어당기는 트리플루오로메틸기(CF3)가 달려 있다.
비교 대상은 새로 만든 **Pt(8ppz)2**다. 백금이 가운데 앉은 뼈대는 같고, 곁가지만 긴 탄소 사슬(n-옥틸)로 바꿨다. 긴 사슬끼리 지퍼처럼 맞물리면서 분자들이 비껴 쌓여 백금 간격이 벌어지게 한 설계다.
3. 싱크로트론 X선으로 잰 백금 간격
연구진은 백금 간격을 싱크로트론 X선 두 가지로 쟀다. 하나는 백금 원자 바로 주변의 이웃 거리를 보는 확장 X선 흡수 미세구조(EXAFS)이고, 다른 하나는 박막 전체의 결정 배열을 보는 스침각 광각 X선 산란(GIWAXS)이다.
EXAFS에서 Pt(fppz)2에만 이웃 백금의 신호가 따로 잡혔다. 영하 268도(5K)에서 모델로 맞춘 백금 간격은 3.32Å이었다. Pt(8ppz)2에서는 이 신호가 보이지 않았다. 간격이 5.5Å을 넘어 이 측정이 감지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EXAFS는 몇 분자가 한 줄로 쌓였는지도 알려 준다. Pt(fppz)2는 5K에서 평균 4~10분자가 가지런히 쌓였고, 상온(295K)에서는 2~4분자로 줄었다. 온도가 오르면 적층이 짧아진다는 뜻이다.
박막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Pt(fppz)2 증착 박막은 한 방향으로 잘 정렬된 결정이었고, Pt(8ppz)2 박막은 대부분 비정질이었다. 긴 사슬이 결정 배열 자체를 흐트러뜨렸다.
4. 발광 효율 두 배, 발광 속도 네 배
백금 간격이 벌어진 쪽과 붙은 쪽은 발광 효율이 두 배, 발광 속도가 네 배 차이 났다. 증착 박막 기준으로 Pt(fppz)2의 광발광 양자효율(PLQY)은 93%, Pt(8ppz)2는 44%였다.
더 큰 차이는 들뜬 상태의 수명이다. Pt(fppz)2 박막은 370나노초 만에 한 번에 꺼졌다. Pt(8ppz)2 박막은 0.70마이크로초와 8.6마이크로초 두 성분으로 꺼졌다. 긴 성분만 비교하면 약 23배다.
| 박막 | 광발광 양자효율 | 발광 파장 | 수명 | 복사 속도 |
|---|---|---|---|---|
| Pt(8ppz)2 | 44% | 509nm | 0.70·8.6µs | 6.31×105/s |
| Pt(fppz)2 | 93% | 624nm | 0.37µs | 25.3×105/s |
두 분자가 내는 빛의 정체도 달랐다. 시간분해 발광 스펙트럼에서 Pt(8ppz)2는 520nm 부근의 리간드 중심 발광으로 시작해 약 1마이크로초에 걸쳐 600nm 부근의 엑시머 발광으로 옮겨 갔다. 분자 둘이 엉겨 붙은 들뜬 상태에서 늦게 나오는 빛이다.
Pt(fppz)2는 들뜨자마자 620nm의 넓은 빛을 냈고 스펙트럼 모양이 끝까지 거의 그대로였다. 중간에 다른 상태를 거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5. 백금끼리 묶였다는 증거는 진동에 찍혔다
MMLCT가 생겼다는 직접 증거로 연구진은 백금 원자 둘이 서로 당겼다 밀었다 하는 진동을 내놓았다. 규슈대 쪽이 펨토초 과도흡수 분광으로 잡았다. 1펨토초는 1천조분의 1초다.
Pt(fppz)2 박막의 신호에는 들뜬 직후 약 1.5피코초 동안 물결 같은 진동이 겹쳐 있었다. 연구진은 558nm 신호에서 지수 감쇠를 빼고 남은 진동을 주파수로 바꿨다. 45cm-1에 뚜렷한 봉우리 하나가 나왔다.
논문은 이 낮은 주파수를 백금-백금 신축 진동으로 해석한다. 리간드 고리의 진동(약 1,280cm-1)보다 서른 배 가까이 느린, 무거운 원자끼리의 진동이다. Pt(8ppz)2의 신호에는 이런 진동이 없었다. 백금끼리 묶인 들뜬 상태가 Pt(fppz)2에만 생겼다는 증거로 제시한 것이다.
6. OLED에서 롤오프는 얼마나 달랐나
Pt(fppz)2 OLED는 1만 cd/m²에서 최대 외부양자효율(EQE)의 약 65%를 지켰고, Pt(8ppz)2 OLED는 1천 cd/m²에서 최대치의 10분의 1로 떨어졌다. 같은 소자 구조에서 발광층만 바꾼 비교다.
소자는 단순했다. ITO 전극 위에 정공수송층 TAPC 35nm, 발광층 25nm, 전자수송층 TmPyPB 60nm, LiF/Al 전극을 쌓은 3층 구조다. 발광층에는 호스트 없이 착체만 순수하게 증착했다.
최대 EQE는 **Pt(fppz)2가 29%, Pt(8ppz)2가 9%**였다. Pt(fppz)2는 5,000 cd/m²에서도 23%였다. 발광 파장은 각각 623nm와 513nm로 광발광과 거의 겹쳤다.
연구진은 짧은 펄스로 한계까지 밀어 보기도 했다. 줄열을 줄이려고 폭 10마이크로초 전압 펄스를 걸었더니, Pt(fppz)2 OLED가 1A/cm²를 넘는 전류에서 105 cd/m²에 가까운 밝기를 냈다. EQE는 3만 5천 cd/m²에서 10% 넘게, 8만 cd/m²에서 5% 넘게 남았다.
롤오프 차이의 원인으로 논문이 꼽는 것은 MMLCT 상태의 짧은 수명이다. 소자에서 잰 전계발광 감쇠도 Pt(fppz)2 쪽이 훨씬 빨랐다. 엑시톤이 빨리 빛으로 빠져나가면 전류를 늘려도 서로 부딪칠 만큼 쌓이지 않는다.
정공만 흐르게 만든 소자에서는 Pt(fppz)2의 정공 이동도가 약 3배 높았다. 빽빽하게 쌓인 결정 박막이라 분자 사이로 전하가 잘 건너간다는 해석이다.
7. 롤오프를 잡은 구조는 왜 발광색을 빨갛게 만드나
백금 원자끼리 오비탈이 겹쳐 생긴 MMLCT 상태가 원래 에너지가 낮기 때문이다. 롤오프를 잡은 원인과 적색이 된 원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하나다. 이것이 이 논문을 산업 쪽에서 읽을 때 가장 먼저 붙잡아야 할 사실이다.
논문의 표가 그것을 보여 준다. Pt(fppz)2는 분자가 흩어진 용액에서 447nm의 청색 영역 빛을 아주 약하게 냈다(PLQY 1% 미만). 그런데 분자들이 쌓인 박막에서는 624nm로 177nm나 옮겨 갔다. 백금끼리 붙지 않는 Pt(8ppz)2는 용액 495nm에서 박막 509nm로 14nm만 움직였다.
논문 서론도 이 점을 적어 둔다. MMLCT 착체는 기존 전하이동 착체보다 수명이 짧고 발광 에너지가 낮으며, 순수 박막 MMLCT OLED가 뛰어난 성능을 보인 곳은 특히 적색에서 근적외선 영역이라고 쓴다.
그러니 이 연구가 곧장 푸는 문제는 적색과 근적외선의 롤오프다. 롤오프가 가장 골치 아픈 청색 인광에 같은 원리를 그대로 옮기는 길은 이 논문에 없다. 분자가 흩어진 상태에서 청색 영역을 내던 분자도 쌓이는 순간 적색이 됐다.
8. 초록과 본문 사이
이 논문을 읽을 때 구분해야 할 것이 다섯 있다. 초록과 그림만 보면 놓치는 것들이다.
첫째, 초록의 「3.3Å」은 영하 268도에서 잰 값이다. 초록은 Pt(fppz)2의 백금 간격을 「약 3.3Å」으로 적는다. 이것은 5K 분말 시료의 EXAFS 값 3.32Å이다. 그림 2f를 보면 상온에서는 EXAFS로 약 3.55Å, 박막 GIWAXS로 약 3.6Å이다. OLED가 실제로 켜지는 온도의 간격은 뒤쪽이다.
둘째, 백금 간격을 좌우하는 열팽창 숫자가 본문과 그림에서 맞지 않는다. 본문은 c축 열팽창계수를 「약 35×10-6/K」라 쓰고, 이것이 a·b축보다 크다고 적는다. 그런데 같은 그림의 a축이 98×10-6/K다. 35가 맞다면 c축이 오히려 작다.
그림 2e의 c축 데이터는 110K에서 300K 사이에 약 6.78Å에서 7.19Å으로 늘어난다. 기울기로 따지면 10-4/K 자릿수로, 본문 숫자보다 열 배쯤 크다. 그림 라벨(345×10-5)과도 자릿수가 다르다.
격자상수도 어긋난다. 본문이 「상온」 값으로 적은 a 22.05Å, b 12.72Å, c 6.75Å은 그림 2e에서 110K 부근 값과 맞아떨어진다.
어느 숫자든 가리키는 방향은 같다. 백금이 쌓인 방향이 유난히 잘 늘어난다. 논문도 이것이 상온에서 이웃 백금 신호가 약해진 이유라고 적는다.
그러나 소자 온도를 올려 가며 효율과 색을 잰 자료는 없다. 밝게 켤수록 뜨거워지는 소자를 생각하면 비어 있는 칸이다.
셋째, 광추출 효율 31%와 20%는 따로 잰 값이 아니다. 논문은 최대 EQE 차이를 전하 균형, 높은 PLQY, 효율적인 광추출로 설명한다. 그런데 **29%를 93%로 나누면 31%, 9%를 44%로 나누면 20%**다. 20%는 논문도 PLQY 44%를 가정해 추정했다고 적는다.
두 값 모두 전하 균형을 100%로 둔 계산과 같다. 그러니 이 숫자로는 전하 균형과 광추출 가운데 무엇이 효율 차이를 만들었는지 가를 수 없다.
넷째, 두 분자는 백금 간격 말고도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다르다. 발광색(적색과 녹색), 박막 상태(결정과 비정질), 정공 이동도(약 3배)가 모두 다르다. 전계발광 감쇠 측정이 수명 차이를 뒷받침하지만, 롤오프 가운데 얼마가 수명 때문이고 얼마가 전하 수송 때문인지는 따로 떼어 보지 않았다.
다섯째, 초록이 드는 응용과 결론이 쓰는 「동작 안정성」은 이 논문에서 시험되지 않았다. 초록은 가시광 통신·생체영상·투명 디스플레이를 응용으로 들지만 그 실험은 없다.
결론은 「밝기와 동작 안정성이 향상된 소재」 설계 전략이라고 맺지만, 소자 수명을 잰 데이터는 본문에 없다. 8만 cd/m²도 10마이크로초 펄스 구동에서 나온 값이다.
9. 산업 쪽에서 남는 것
그럼에도 이 연구가 분명히 보여 준 것이 있다.
롤오프를 재료의 「쌓이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뼈대에 곁가지만 바꿨더니 박막이 결정이 되느냐 비정질이 되느냐가 갈렸다. 그것이 백금 간격과 수명을 거쳐 소자의 롤오프까지 이어졌다.
연구진은 이 연결을 X선, 초고속 분광, 소자 측정으로 한 줄에 꿰었다.
소자 구조가 단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호스트에 도펀트를 섞는 공증착 없이 발광 재료 하나만 증착한 3층 소자에서 최대 EQE 29%가 나왔다. 다만 결정 박막이 넓은 면적에서 얼마나 균일한지, 화소 단위 공정에서 어떻게 거동하는지는 이 논문이 다루지 않았다.
3.3Å과 29%와 10만 cd/m²는 모두 조건이 붙은 숫자다. 5K의 간격이고, 최대치의 효율이고, 펄스 구동의 밝기다. 이 논문이 조건 없이 보여 준 것은 하나다. 들뜬 상태를 빨리 비우는 구조가 롤오프를 잡았고, 바로 그 구조가 색을 적색으로 정했다. 앞의 것은 가능성을, 뒤의 것은 그 가능성이 어느 색에서 먼저 열리는지를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