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노트 2026.09.01 · 읽는 시간 37분
연재 화면 아래로 1부 · 6편

초음파 지문센서는 유리보다 접착제에서 막힌다

음향 임피던스는 밀도와 굳기의 기하평균입니다. 유리와 접착제는 밀도가 2.2배 차이인데 굳기는 34배 차이라, 임피던스가 8.6배로 갈립니다. 커버글라스 700마이크로미터를 지나며 잃는 것은 사실상 없는데, 그 아래 20마이크로미터짜리 접착층 하나가 편도 투과를 9 %까지 떨어뜨립니다. 산업이 쓸 수 있는 길은 둘뿐입니다. 없는 것처럼 얇게 만들거나, 입자를 도핑해 굳기를 끌어올리거나.

1. 233나노초 안에 벌어지는 일

화면 아래에 지문센서가 있다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그 자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센서와 손가락 사이에 유리가 통째로 한 장 놓여 있다.

플래그십의 커버글라스는 대개 0.7밀리미터 안팎이고, 그 아래로 봉지막과 화소층이 더 쌓인다. 손가락은 그 유리 위에 있고 센서는 그 아래에 있다. 광학식이라면 화면 화소를 켜서 빛을 쏘고 되돌아온 빛을 본다. 지난 편에서 다룬 방식이다. 초음파식은 빛을 쓰지 않는다. 유리에 대고 소리를 쏜다.

숫자로 보면 이렇다. 소다석회유리 안에서 소리의 속도는 초당 6,000미터다. 0.7밀리미터를 왕복하는 데 233나노초가 걸린다. 1초를 4백만 조각으로 자른 하나다. 손가락을 대고 잠금이 풀리기까지 사람이 느끼는 시간은 0.2초 남짓이지만, 그 안에서 물리가 벌어지는 시간의 단위는 그것과 여섯 자릿수 떨어져 있다.

손가락이 누르는 플래튼 아래에 압전층과 전극층, 센서 회로와 기판이 차례로 쌓인 초음파 지문센서 단면도
초음파 지문센서의 단면. 손가락(505)이 누르는 플래튼(510)은 커버글라스이거나 디스플레이의 일부다. 그 아래 접착제(560)로 붙은 센서 시스템(500) 안에 압전 트랜스듀서층(520)과 전극층(515), 센서 회로(545)와 기판(540)이 들어간다. 손가락과 압전층 사이에 유리 한 겹이 통째로 놓여 있고, 신호는 그 두께를 왕복해야 한다. 가로로 실린 원본 도면을 세워 실었다. US10891458B2 FIG. 5 (Qualcomm)

이 기사는 그 233나노초를 다섯 토막으로 나눠 따라간다. 소리를 만들고, 쏘고, 되돌아오고, 언제 볼지 고르고, 읽는다. 다섯 가운데 넷은 이 연재에서 아직 다루지 않은 자리이고, 그 넷에 이 센서의 진짜 설계 결정들이 들어 있다.

먼저 이 방식이 무엇을 읽는지 정확히 알려 주는 사건 하나를 짚고 간다.

2019년 10월, 갤럭시 S10과 노트10에서 등록하지 않은 지문으로도 잠금이 풀리는 문제가 보고됐다. 원인은 소프트웨어 버그이기 이전에 물리적인 것이었다. 특정 실리콘 보호커버의 표면에 있는 입체 무늬가 센서에 지문처럼 읽혔고, 그 커버를 씌운 채로 지문을 등록하면 커버의 무늬가 등록 정보에 섞여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문제를 인정하고 소프트웨어 패치를 배포하면서, 패치 전까지 해당 커버를 쓰지 말 것과 패치 후에는 보호필름을 뗀 상태에서 지문을 다시 등록할 것을 안내했다.

센서는 손가락을 본 것이 아니라 화면 표면의 음향 지도를 읽었다. 그 자리에 커버의 무늬가 있었으니 그것을 읽었을 뿐이다. 이 방식이 무엇을 읽는지를 이보다 정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없다.

2. 소리를 만든다

되돌아올 소리가 있으려면 먼저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초음파식이 광학식과 갈리는 첫 번째 자리가 여기다. 광학식은 화면의 화소를 조명으로 빌려 쓴다. 초음파식은 자기 신호원을 스스로 갖고 있다.

그 신호원이 압전층이다. 퀄컴의 대면적 모듈 특허는 동작을 이렇게 적는다.

“인가된 송신기 여기 전압이 압전 송신기층 422의 두께를 변화시키고, 그런 방식으로 송신기 여기 전압의 주파수로 초음파를 발생시킨다” (US10891458B2)

전압을 걸면 층이 두꺼워졌다 얇아진다. 그 진동이 그대로 소리가 된다. 렌즈도 없고 초점도 없다. 면 전체가 한꺼번에 밀어내는 평면파다. 카메라나 페이스ID를 다룬 앞 편들과 이 지점에서 성격이 완전히 갈린다. 그쪽은 어느 방향에서 온 빛인지가 문제였고, 여기서는 언제 도착한 소리인지가 문제가 된다.

같은 특허가 재료와 두께를 명시한다.

항목값
송신 압전층PVDF 약 28µm
수신 압전층PVDF-TrFE 약 12µm
일반 범위5~30µm, 좁게는 5~15µm
함께 든 다른 재료PVDC · PTFE · DIPAB · AlN · PZT · 비스무트나트륨티탄산염
주파수1~100MHz, 실용 5~20MHz

감도가 자릿수로 높은 재료를 두고 고분자를 골랐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나온다. PVDF는 압전재료 가운데 성능이 좋은 축이 아니다. Onda의 음향물성표에 실린 실측값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하다.

재료음속 [km/s]밀도 [g/cm³]음향 임피던스 [MRayl]Q
PVDF2.301.794.210
PZT-5H4.447.4333.0높음

2023년 리뷰는 소자 수준의 비교까지 적는다. PZT 기반 센서 구조가 110 × 56 PMUT 기반 센서보다 방사 감도가 한 자릿수 높고, CMUT 기반 센서보다는 두 자릿수 높다는 것이다. 통합 감도에서도 PZT-5 기반이 비교한 설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런데 화면 아래로 들어간 것은 PVDF 계열이다. 같은 리뷰가 그 이유를 한 문장에 담는다.

“P(VDF-TrFE) 필름은 PZT 같은 압전 세라믹과 달리 CMOS 호환이며 지원 전자회로에 직접 집적할 수 있다”

공정 호환성이다. PZT는 고온 소결이 필요한 세라믹이라 TFT 백플레인이나 CMOS 위에 그대로 올릴 수 없다. PVDF 계열은 고분자 필름이라 저온에서 코팅하고 분극시켜 판독 회로 위에 바로 얹을 수 있다. 압전계수 경쟁에서 이겨 뽑힌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공정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뽑혔다.

이 대목이 디스플레이 매체가 이 센서를 다뤄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센서의 재료를 정한 것이 압전계수가 아니라 백플레인 공정이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가 다른 계보에서도 반복된다. 리뷰는 PMUT 계열의 초기 재료로 AlN을 든다. AlN 역시 PZT보다 압전계수가 낮은데 무연이고 저온 증착이 가능하다는 공정상의 이점 때문에 쓰였다. 서로 독립된 두 계보가 각각 PZT보다 약한 재료를 골랐고, 이유가 둘 다 공정이다.

낮은 Q가 오히려 이득이 되는 곳

물성표에서 눈여겨볼 값이 하나 더 있다. PVDF의 Q가 10이다. 기계적 품질계수가 낮다는 것은 한 번 때리면 금방 그친다는 뜻이다. 종을 치면 오래 울리고 나무판을 치면 툭 하고 마는데, PVDF는 나무판 쪽이다.

감도만 생각하면 이것도 단점이다. 그런데 이 센서에서는 이득이 된다. 울림이 짧아야 펄스가 짧고, 펄스가 짧아야 깊이를 갈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5절에서 이 값이 다시 나온다. 지금은 재료를 고를 때 감도만 본 것이 아니라는 것만 짚어 두면 된다.

두께에도 같은 성격의 거래가 들어 있다. 두께 진동 모드의 공진 주파수는 음속을 두께의 두 배로 나눈 값이다. PVDF의 음속 2,300m/s로 계산하면 이렇게 나온다.

두께두께 공진
5µm230 MHz
12µm96 MHz
28µm41 MHz
30µm38 MHz

송신층 28마이크로미터의 공진은 41MHz인데 실제 동작은 5~20MHz다. 공진보다 한참 아래에서 쓴다. 공진에서 쓰면 감도가 최대가 되지만 대역이 좁아진다. 대역이 좁으면 펄스가 길어지고, 펄스가 길어지면 다시 깊이를 못 가른다. 공진 아래 평탄한 구간에서 쓰는 것이 광대역 트랜스듀서의 정석이고, 여기서도 감도를 팔아 대역을 사는 거래가 한 번 더 나타난다.

3. 쏜다

만든 소리를 어떻게 내보내는가. 구동 신호는 연속파가 아니라 톤 버스트다. 정해진 주파수의 진동을 짧게 끊어 보낸다. 되돌아오는 시각을 재려면 언제 보냈는지가 뾰족해야 하니 당연한 선택이다.

문제는 면적이다. 손가락 하나 크기라면 층 전체를 한꺼번에 울려도 된다. 그런데 특허가 든 대면적 사례는 30 × 20밀리미터, 60 × 40밀리미터, 그리고 70 × 150밀리미터다. 마지막 것은 화면 전체다. 그만한 면적을 한꺼번에 울리면 전력이 감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전극을 세그먼트로 나눈다. 손가락이 놓인 구역만 구동하는 방식이고, 배치는 길게 이어진 스트라이프형과 낱개로 떨어진 아일랜드형 두 가지가 제시된다. 전력은 확실히 준다. 대신 대가가 있다. 특허가 직접 적는다. 세그먼트 사이의 틈이 영상에 왜곡과 불연속을 만든다.

여기서 이 구조의 부수적인 재주가 하나 나온다. 전극 세그먼트를 구동하지 않고 수동 압전 마이크 배열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손가락이 화면에 닿으면 그 자체로 미약한 진동이 생기고, 그것을 받아 저해상도 터치로 읽는다. 지문을 찍기 전에 손가락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용도다. 같은 층이 스피커도 되고 마이크도 된다.

대면적에는 다른 종류의 벽도 있다. 특허는 대면적 유리 기판이 라미네이션 중에 깨지는 문제를 명시하고 그것이 수율에 불리하다고 적는다. 화면 전체를 지문센서로 만드는 일이 물리보다 공정에서 먼저 막힌다는 이야기다.

뒤와 앞에 붙는 두 층

압전층 혼자로는 소리가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 앞뒤로 두 층이 더 붙는다.

배킹층은 뒤로 나간 소리를 처리한다. 압전층은 앞뒤 양쪽으로 진동하므로 뒤로 간 소리를 그냥 두면 기판에서 되돌아와 뒤늦게 센서로 들어온다. 앞에서 오는 진짜 신호와 섞이면 영상이 망가진다. 특허의 구현 가운데는 두 번째 송신 전극을 구리 100마이크로미터로 두껍게 만들어 전극과 배킹을 겸하게 한 것이 있고, 밀도 3,500~10,000 kg/m³의 고임피던스 비전도 음향층을 따로 두는 구성도 있다. 전기적 역할(얇은 도전층)과 음향적 역할(두꺼운 고밀도층)을 분리한 설계다.

정합층은 앞으로 나가는 소리를 돕는다. 임피던스가 크게 다른 두 매질 사이에 중간값을 가진 층을 끼우면 반사가 줄어든다. 그 중간값이 얼마여야 하는지는 계산으로 나온다. 압전 트랜스듀서의 음향 정합을 정리한 2020년 리뷰가 표준적인 결론을 적는다. 두 매질 임피던스의 기하평균일 때 전달이 최대가 된다. 유리 13.44와 조직 1.5의 기하평균은 4.49 MRayl이다.

특허가 그 값을 어떻게 맞추는지가 흥미롭다. 에폭시에 입자를 도핑해 밀도를 바꾸고, 밀도가 바뀌면 음향 임피던스가 바뀐다. 계산이 내놓은 최적값을 산업은 배합비로 맞추고 있다.

4. 되돌아온다

이제 소리가 유리를 건너 손가락에 닿는다. 되돌아오는 양이 자리마다 달라야 무늬가 된다.

임피던스가 만드는 대비

지난 편에서 광학식 지문센서의 대비가 어디서 오는지 봤다. 융선은 커버글라스에 닿고 골에는 공기가 남는다. 유리와 공기, 유리와 피부의 굴절률 차이가 다르니 두 자리의 반사율이 갈린다. 그 차이가 4.07%p였다. 100 가운데 4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셈이었다.

소리에서는 굴절률 자리에 음향 임피던스가 들어간다. 밀도와 음속을 곱한 값이고, 소리가 매질을 얼마나 무겁게 느끼는지를 나타낸다. 경계에서 되돌아오는 몫은 빛과 똑같은 모양의 식으로 정해진다.

R = ((Z₂ - Z₁) / (Z₂ + Z₁))²

2023년 리뷰는 골에 든 공기의 음향 임피던스를 430 Rayl, 융선인 인체 조직을 약 1.5 MRayl로 적는다. 3,500배 차이다. 굴절률로 보면 공기 1.000과 피부 1.44, 1.4배 차이였던 그 자리다. 커버글라스(13.44 MRayl)에서 본 수직입사 반사율을 계산하면 이렇게 나온다.

손가락 쪽에 있는 것초음파 반사율빛 반사율
골 (공기)99.99%4.13%
융선 (피부)63.87%0.06%
융선과 골의 차이36.12%p4.07%p

소리로 읽으면 대비가 아홉 배 크다. 게다가 화면 밝기와 무관하다. 어두운 곳에서 화면이 번쩍이지 않는 것도,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동작할 수 있는 것도 2절에서 본 것처럼 이 방식이 자기 신호를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퀄컴의 다른 특허는 방향까지 명시한다. 융선 자리에서는 음향 임피던스가 올라가고 그만큼 반사 진폭이 줄어든다(US10438040B2). 위 표의 63.87%와 99.99%가 정확히 그 관계다. 지문 이미지에서 융선이 어둡고 골이 밝게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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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끼리 어긋난 자리 하나

이 대목에서 문헌 사이의 불일치를 하나 발견했다. 위에서 여러 번 인용한 2023년 리뷰의 5장에 이런 문장이 있다.

“인체 조직과 공기 사이의 음향 임피던스 차이 때문에, 인체 조직의 에코 진폭이 공기의 에코 진폭보다 크다”

이 서술은 방향이 반대다. 공기는 유리와의 임피던스 차가 훨씬 커서 99.99%를 되돌려보내고 조직은 63.87%만 되돌려보낸다. 골의 에코가 더 크다. 앞 문단에서 인용한 퀄컴 특허의 서술과도 어긋나고, 위 표의 자체 계산과도 어긋난다.

인용 48회의 오픈액세스 리뷰라 그대로 옮겨 쓰기 쉬운 자리다. 이 기사는 특허 원문과 계산을 따랐다. 리뷰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근거 목록을 전부 싣는 매체가 근거끼리 어긋날 때 무엇을 택했는지 밝히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읽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다

여기까지는 되돌아온 소리의 크기를 읽는 방식이다. 리뷰는 이것을 펄스에코 이미징이라 부르고, 방식이 하나 더 있다고 적는다.

“두 가지 주된 이미징 기법이 있다. 펄스에코 이미징과 임피던스 이미징이다.”

임피던스 이미징은 에코를 보지 않는다. 트랜스듀서를 울린 뒤 그 울림이 얼마나 빨리 잦아드는지를 본다. 리뷰의 표현으로는 펄스의 **울림 감소(ring drop)**를 재어 접촉 영역의 감쇠를 측정하는 것이다.

원리는 이렇다. 융선이 닿은 자리에서는 진동 에너지가 손가락 쪽으로 새어 나가므로 울림이 빨리 그친다. 공기만 있는 골에서는 갈 곳이 없으니 오래 울린다. 잦아드는 속도가 곧 접촉 여부다. 대비를 만드는 물리는 같은 임피던스 차이인데 측정하는 양이 진폭에서 시간으로 바뀐다.

읽을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리뷰는 CMUT 도파로 방식에서 2.4MHz일 때 융선과 골 사이에 위상차 0.6도를 잰 사례를 든다. 진폭과 감쇠와 위상, 셋 다 정보가 된다.

5. 언제 볼지 고른다

이 절이 이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다.

되돌아온 소리를 그냥 다 받으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손가락에서 온 것 말고도 도착하는 것이 많다. 표면에서 되돌아온 파동은 센서 쪽에 닿았다가 다시 위로 튀어 올라 두 번째, 세 번째로 돌아온다. 유리 안에서 울리는 것이다. 손가락 표면을 통과해 들어간 소리는 피부 속 경계에서 되돌아와 더 늦게 도착한다.

그래서 이 센서는 시간으로 자른다. 퀄컴의 영상 특허가 수치를 명시한다.

“취득 시간 지연은 약 10나노초에서 약 20,000나노초 또는 그 이상의 범위일 수 있다. 일부 구현에서 첫 번째 취득 시간창은 5에서 50나노초 범위일 수 있다” (US11017251B2)

같은 특허가 그 두 값이 무엇을 정하는지도 적는다. 시간 지연은 플래튼 표면에서 반사돼 돌아올 예상 시간에 맞추고, 첫 번째 지연과 창은 영상이 지문 특징에 대응하게 만들며, 두 번째 지연과 창은 영상이 표피 아래 특징에 대응하게 만든다.

정리하면 조작할 수 있는 손잡이가 둘이다. 언제부터 볼 것인가(시간 지연)와 얼마 동안 볼 것인가(시간창)다.

여기에 앞서 계산한 값을 붙이면 이 숫자들의 크기가 실감난다.

값
유리 0.7mm 왕복233 ns
유리 1.0mm 왕복333 ns
10MHz 한 주기100 ns
20MHz 한 주기50 ns
표면 지문용 시간창5~50 ns

표면용 시간창의 위쪽 끝이 20MHz 한 주기와 같고, 아래쪽 끝은 한 주기의 10분의 1이다. 되돌아온 파형을 통째로 받아 모양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순간의 값을 찍는다는 뜻이다. 그 순간을 어디에 두느냐로 무엇을 보는지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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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값은 커버 0.7밀리미터에 지연 233나노초, 창 50나노초다. 표면 에코가 도착하는 순간에 창이 걸려 있고 판정은 표면의 지문을 본다고 나온다. “언제부터 볼까”를 750나노초 근처로 밀고 창을 300나노초로 넓혀 보면 같은 센서가 표피 아래를 보기 시작한다. 조화파 검출을 다룬 특허는 그 구간을 파형 최고점 이후 0에서 7.5마이크로초로 특정한다(US10410034B2).

여기서 2절의 Q가 돌아온다

시뮬레이터의 압전재료를 PZT로 바꿔 보면 그림이 통째로 무너진다. 봉우리가 넓게 퍼지고 판정이 바뀐다. 펄스가 너무 길어 표면과 진피가 시간축에서 겹친다는 것이다.

이유는 계산으로 나온다. 울리는 시간은 대략 Q를 주파수로 나눈 값이고, 그동안 소리가 나아간 거리의 절반이 갈라낼 수 있는 깊이가 된다.

재료Q20MHz에서 울리는 시간갈라낼 수 있는 깊이
PVDF10500 ns385 µm
PZT 계열804,000 ns3,080 µm

표피 두께를 400마이크로미터로 잡으면 표면 에코와 진피 에코 사이가 519나노초다. PVDF의 500나노초는 그 안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가고 PZT의 4,000나노초는 여덟 배를 넘는다. 3밀리미터는 손가락 두께에 가깝다. 그런 펄스로는 표면과 피부 속을 시간으로 구분할 방법이 없다.

2절에서 감도가 자릿수로 높은 PZT 대신 PVDF를 골랐다고 했고 그 이유를 공정 호환성이라고 적었다. 그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런데 여기 두 번째 이유가 있다. 감도를 포기하고 얻은 것이 시간 분해능이다. 세게 울리는 재료는 오래 울리고, 오래 울리면 이 센서의 핵심 장치인 시간창이 무력해진다.

광학식의 콜리메이터가 있던 자리

지난 편에서 광학식 지문센서는 콜리메이터로 입사각을 잘라냈다. 개구를 좁혀 이웃 화소에서 새어 든 빛을 버리고 그 대가로 어두워지는 거래였다.

초음파식은 같은 일을 시간으로 한다.

광학식 (5편)초음파식
걸러내는 것엉뚱한 각도로 온 빛엉뚱한 시각에 온 소리
도구콜리메이터 개구취득 시간 지연과 시간창
대가어두워진다받는 에너지가 준다
조절 방법구조를 바꿔야 한다값만 바꾸면 된다

마지막 줄이 중요하다. 콜리메이터는 만들고 나면 못 바꾸지만 시간창은 소프트웨어로 바꾼다. 같은 하드웨어가 창의 위치만 옮겨 지문도 보고 피부 속도 본다. 8절에서 이 성질이 어떻게 기능이 되는지 나온다.

6. 읽는다

되돌아온 진동이 압전층을 흔들면 표면에 전하가 생긴다. 그 전하를 화소마다 읽어야 그림이 된다. 퀄컴의 다기능 센서 특허가 회로를 그대로 적는다.

“각 센서 화소 1934는 압전 센서 재료(PSM)의 국소 영역, 화소 입력 전극 1937, 피크 검출 다이오드(D1), **판독 트랜지스터(M3)**와 연관될 수 있으며, 이 요소들의 다수 또는 전부가 기판 위 또는 기판 안에 형성되어 화소 회로 1936을 이룰 수 있다” (US10438040B2)

동작 순서까지 이어진다. 압전 재료가 받은 초음파 에너지를 전하로 바꾸면 피크 검출 다이오드 D1이 검출된 최대 전하량을 붙잡아 둔다. 그다음 화소 배열의 각 행이 행 선택 기구나 게이트 드라이버, 시프트 레지스터를 통해 주사되고, 열마다 판독 트랜지스터 M3가 켜져 그 화소의 최대 전하가 멀티플렉서와 A/D 변환기로 읽힌다.

한 줄로 옮기면 이렇다.

되돌아온 초음파 → 압전층이 전하로 변환 → 화소 입력 전극
→ 피크 검출 다이오드 D1이 최댓값을 붙잡음
→ 게이트 드라이버가 행을 주사 → 판독 트랜지스터 M3
→ 멀티플렉서 → A/D 변환

행 선택, 게이트 드라이버, 시프트 레지스터, 열 판독. 이 목록을 디스플레이 쪽 사람이 보면 낯설지 않다. TFT 어레이를 구동하는 방식과 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특허는 센서 기판으로 실리콘, SOI, TFT 기판, 유리, 플라스틱, 세라믹을 나란히 들고, 기판 위 회로를 “TFT 기판 위의 TFT 회로 또는 실리콘 기판의 CMOS 회로”라고 적는다.

화소가 빛을 내는 대신 소리를 듣는다. 구조는 그대로다. 2절에서 재료를 정한 것이 백플레인 공정이었다고 했는데 판독 구조도 같은 자리에서 왔다. 이 센서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물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D1이 하는 일도 다시 볼 만하다. 최댓값을 붙잡는다는 것은 시간 정보를 버리고 크기만 남긴다는 뜻이다. 언제 도착했는지는 이미 5절의 시간창이 처리했다. 창을 여는 순간에 시각이 정해지고, 창 안에서 온 것의 크기만 화소가 기억한다. 두 장치가 역할을 나눠 갖고 있다.

7. 읽히지 않는 경우

여기까지가 잘 되는 경우다. 이제 안 되는 경우를 본다. 그리고 안 되는 이유는 4절에서 대비를 크게 만들어 준 바로 그 숫자에서 나온다.

같은 숫자의 다른 얼굴

임피던스 차이가 크다는 것은 대비가 크다는 뜻인 동시에 그 경계를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유리와 공기의 음향 임피던스 비는 3만 배가 넘는다. 소리가 유리에서 공기로 나가는 몫은 0.013%다. 나머지 99.99%가 되돌아온다. 대비 36.12%p를 만들어 준 바로 그 숫자다.

문제는 이 벽이 공기층의 두께와 거의 무관하게 세워진다는 데 있다. 융선이 유리에 닿아 있어도 그 사이에 아주 얇은 공기가 남으면 소리는 피부를 만나기 전에 되돌아온다. 층 하나짜리 전송선 계산으로 확인하면 이렇다.

융선 밑에 남은 공기층초음파가 피부까지 가는 몫빛이 가는 몫
없음 (완전 밀착)36.13%99.94%
10nm1.07%99.74%
50nm0.04%95.53%
100nm0.011%88.39%
1µm0.0001%사실상 통과

10나노미터짜리 틈 하나가 신호를 36%에서 1%로 떨어뜨린다. 머리카락 굵기의 만분의 일이고, 그 자리에서 빛은 99.7%가 그대로 지나간다.

두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임피던스 비다. 빛에게 10나노미터는 파장 550나노미터의 55분의 1이라 사실상 없는 것과 같다. 소리에게도 10나노미터는 파장보다 훨씬 얇지만, 임피던스 비가 워낙 커서 얇다는 사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초음파식의 진짜 약점이 무엇인지 말해 준다. 젖은 손이 아니라 마른 손이다.

각질이 굳어 뻣뻣해진 손가락은 유리를 눌러도 융선 전체가 고르게 밀착하지 않는다. 밀착하지 않은 자리는 그 순간 골과 똑같은 계면이 된다. 융선이 골처럼 보이면 지문은 무늬가 아니라 얼룩이 된다. 실제로 초음파 언더디스플레이 센서의 개선 과제로 인식 시간, 제조 수율과 나란히 마른 손가락 인식이 꼽힌다.

반대로 손끝에 물기가 조금 있으면 그 미세한 틈이 메워진다. 물의 음향 임피던스는 1.494 MRayl로 피부와 사실상 같아서, 물이 채운 자리는 소리에게 피부와 구별되지 않는다. 접촉이 완성되는 셈이다. 초음파식이 젖은 손에 강하다는 말의 물리적 실체가 여기 있다. 물이 신호를 도와서가 아니라 물이 공기를 밀어내 주기 때문이다.

다만 그 물기가 골까지 채우면 뒤집힌다. 골에 물이 차면 골의 반사율이 99.99%에서 63.99%로 내려가고 융선의 63.87%와 겨우 0.12%p 차이가 된다. 대비가 300분의 1로 무너진다. 리뷰가 젖은 손에 대해 “소량의 먼지나 습기가 있어도 식별할 수 있다”고 단서를 붙인 것은 이 때문이다.

필름이 범인이 아니라 필름 밑의 공기가 범인이다

화면에 보호필름을 얹으면 커버글라스와 손가락 사이에 층이 하나 더 생긴다. 직관적으로는 층이 늘었으니 신호가 줄 것 같다. 그런데 계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초음파 파장이 필름 두께와 같은 자릿수이기 때문이다. 10MHz에서 PET 안의 파장은 254마이크로미터이고 시중 필름은 대개 100에서 300마이크로미터다. 층 안에서 오간 반사가 서로 간섭한다.

3절에서 본 정합층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결과가 직관과 꽤 다르게 나온다.

화면 위 상태편도 투과왕복 투과
필름 없음 (직접 접촉)36.1%13.1%
강화유리 필름 300µm, 완전 밀착36.1%13.1%
PET 필름 100µm, 완전 밀착46.4%21.5%
PET 필름 63µm (사분파장), 완전 밀착85.3%72.8%
필름 밑 공기 10nm1.07%0.011%
필름 밑 공기 1µm0.0001%0%

이 표는 층 안에서 소리가 흡수되는 몫을 넣지 않은 무손실 상한이다. 실제 값은 이보다 낮고, 얼마나 낮은지는 이 절 끝에서 따로 본다.

세 가지가 한꺼번에 드러난다.

첫째, 완전히 밀착된 강화유리 필름은 음향적으로 투명하다. 강화유리의 음향 임피던스가 커버글라스와 같으니 소리 입장에서는 경계가 아예 없다. 유리가 조금 두꺼워졌을 뿐이다.

둘째, 잘 고른 필름은 오히려 신호를 키운다. PET를 사분파장 두께로 맞추면 편도 투과가 36%에서 85%로 올라간다. 필름이 방해물이 아니라 3절에서 본 정합층이 된다. 리뷰가 1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산화알루미늄 보호층을 두고 “음의 전달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적은 것도 같은 계산의 다른 구간이다.

셋째, 공기층 하나면 전부 끝난다. 재질도 두께도 소용없다. 강화유리를 완벽하게 골라 놓아도 밑에 1마이크로미터 기포가 남으면 신호는 0이다.

그러니 필름을 붙이면 지문인식이 안 된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정확히는 필름과 화면 사이에 공기가 남으면 안 된다. 이른바 지문인식 호환 필름이 접착 방식과 두께를 따로 관리하는 이유가 여기 있고, 붙이는 사람의 손끝에 결과가 달려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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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리를 고른 채 “필름 밑에 남은 공기” 슬라이더를 10나노미터만 올려 보면 곡선이 바닥에 붙는다. 반대로 PET를 고르고 두께를 63마이크로미터 근처로 맞추면 직접 접촉보다 위로 올라간다.

유리 아래에도 층이 있다

여기까지는 전부 유리 위의 이야기다. 손가락, 공기, 보호필름. 그런데 이 센서의 스택에는 유리 아래에도 층이 있고, 그쪽이 더 까다롭다.

먼저 재료를 정리하고 가야 한다. 4절에서 음향 임피던스를 밀도 곱하기 음속으로 소개했는데, 음속 자체가 재료의 굳기에서 나오므로 한 단계 더 들어갈 수 있다. 세로파의 음속은 c = √(M/ρ)이고 M은 이 방향의 탄성계수, 즉 종탄성계수다. 두 식을 합치면 임피던스는 재료 물성 둘로 정리된다.

Z = ρc = √(ρ·M)

밀도와 굳기의 기하평균이다. 이 식이 왜 필요한지는 숫자를 늘어놓으면 바로 보인다.

재료밀도 kg/m³세로파 음속 m/s종탄성계수 M임피던스 Z
소다석회유리2,2406,00080.6 GPa13.44 MRayl
아크릴1,1902,7509.0 GPa3.27
PET1,1802,5407.6 GPa3.00
PVB 접합필름1,1102,3506.1 GPa2.61
폴리우레탄계 접착제1,0401,5002.3 GPa1.56
실리콘고무1,1401,0201.2 GPa1.16
피부9741,5402.3 GPa1.50
물9981,4972.2 GPa1.49

유리와 접착제를 나란히 놓으면 밀도는 2.2배 차이인데 종탄성계수는 34배 차이다. 임피던스를 가르는 것은 사실상 굳기 하나이고, 제곱근을 씌워 8.6배로 정리된 것이 4절부터 써 온 13.44와 1.5다. 퀄컴의 특허가 층을 부르는 이름이 정확히 이것이다. 명세서는 고임피던스 층을 “단단한(hard)” 재료, 저임피던스 층을 “무른(soft)” 재료로 직접 정의한다(US10891458B2).

여기서 성급하게 결론을 내면 안 된다. 무른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물의 종탄성계수는 2.2GPa로 접착제 2.3GPa와 사실상 같다. 그런데 앞에서 봤듯이 물은 신호를 살리고 접착제는 죽인다. 물이 만나는 상대가 피부(2.3GPa)이고 접착제가 만나는 상대가 유리(80.6GPa)이기 때문이다. 정합은 재료 하나의 성질이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다. 10절에 나올 온칩 센서의 실리콘고무 보호층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리고 유리에 붙이려면 접착제가 있어야 한다.

이 편의 첫 도면으로 돌아가 보자. 손가락이 누르는 플래튼(510) 아래에 센서 시스템(500)이 있고, 둘을 붙이는 것이 접착제(560)다. 도면에 그려져 있는 층이고 소리는 이 층을 반드시 지난다. 대면적 구성에서는 이 자리가 더 두툼해진다. 같은 특허가 센서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다기능 필름을 두는데, 명세서는 그 필름이 차광층·전자기 차폐층·접착층·응력 완충층을 포함하며 그중 하나 이상이 음향 경로 안에 있다고 적는다. 접착층은 감압 접착제(PSA)나 에폭시이고, 스페이서는 PET이다. 방금 표에 올린 재료들이 그대로 유리 아래에 들어가 있다.

그러면 이 층 하나가 얼마나 깎아먹는가. 3절의 전송선 계산을 그대로 쓰되 이번에는 층의 양쪽이 모두 단단한 재료다. 10MHz에서 편도 투과율은 이렇게 나온다.

접착층 두께Z 1.56 (폴리우레탄계)Z 2.61 (PVB)Z 3.27 (아크릴)Z 5.0 (도핑 에폭시, 가정)
2µm88.8%98.3%99.2%99.7%
5µm56.2%90.2%95.4%97.9%
10µm25.1%70.0%83.9%92.3%
20µm9.1%38.5%57.9%76.3%
37.5µm (사분파장)5.2%18.7%31.9%53.3%

이 표가 이 편의 제목이다. 커버글라스는 700마이크로미터 두께를 지나는 동안 잃는 것이 사실상 없다. 임피던스가 이어져 경계가 아예 없고, 감쇠는 음향물성표에 값을 실을 필요도 없을 만큼 작다. 같은 표에서 고분자는 전부 감쇠 열이 채워져 있다. 그런데 유리 아래 접착층은 20마이크로미터, 유리의 35분의 1 두께로 편도를 9%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소리가 막히는 자리는 두꺼운 유리가 아니라 얇은 접착제다.

산업이 쓸 수 있는 방법은 둘뿐이다. 임피던스를 유리에 맞출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첫째, 없는 것처럼 얇게 만든다. 폴리우레탄계 접착제의 10MHz 파장은 150마이크로미터이고, 두께를 그 50분의 1인 3마이크로미터로 내리면 투과가 78%로 올라온다. 층이 파장에 비해 충분히 얇으면 소리는 그 층을 거의 보지 못한다.

둘째, 재료의 임피던스를 끌어올린다. 3절에서 본 그 방법이다. 에폭시에 입자를 도핑해 밀도를 바꾼다. 위 표의 마지막 열이 그 결과이고, 같은 20마이크로미터에서 9%와 76%를 가른다. 특허가 이 층에 붙인 사양이 그 방향을 가리킨다. 두께 15~25마이크로미터, 음속 1,500~4,000m/s, 감쇠 25dB/cm 이하다(US10891458B2). 음속 상한이 4,000까지 열려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평범한 고분자로는 닿지 않는 값이고, 실제로 명세서는 이 층의 역할 가운데 하나를 고임피던스 층과 저임피던스 층 사이의 정합층으로 적는다. 3절에서 압전층 앞에 붙던 정합층과 유리에 붙이는 접착층이 같은 물건이 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표는 전부 무손실 계산이다.

층 안에서 소리가 흡수되는 몫을 넣지 않았다. 넣으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이는지가 또 한 번 유리와 고분자를 갈라놓는다. 고분자의 감쇠는 대체로 주파수와 두께에 비례한다. 음향물성표의 값을 주파수로 나누면 아크릴 1.3~2.5, PET 계열(PETG) 4.0, 실리콘고무 5.9~8.4 dB/cm/MHz 정도가 되고, 유리는 그 열이 아예 비어 있다.

흡수를 전송선 계산 안에 넣어 다시 돌리면 이렇게 된다.

층무손실흡수 반영
필름 없음 (직접 접촉)36.1%36.1%
강화유리 필름 300µm, 완전 밀착36.1%36.1%
PET 필름 63µm (사분파장), 10MHz85.3%78.1%
PET 필름 300µm, 10MHz68.8%49.2%
PET 필름 300µm, 20MHz54.3%31.3%
유리 아래 접착층 20µm9.1%9.1%

세 방향이 한꺼번에 읽힌다.

첫째, 강화유리는 흡수를 넣어도 그대로다. 앞에서 음향적으로 투명하다고 적은 것이 흡수까지 포함해 성립한다. 유리라서 그렇다.

둘째, PET는 두께와 주파수가 붙는 만큼 깎인다. 300마이크로미터짜리는 10MHz에서 69%가 49%로, 20MHz에서 54%가 31%로 내려간다. 필름을 고르는 문제에 재질과 두께 말고 주파수가 하나 더 붙는다.

셋째, 접착층은 흡수를 넣어도 9.1%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20마이크로미터는 흡수가 붙을 거리가 못 된다. 특허가 허용한 상한값을 그대로 넣어도 소수점 아래가 바뀔 뿐이다. 접착층에서 나는 손해는 흡수가 아니라 부정합이고, 그래서 재료를 바꾸거나 얇게 만드는 것 말고는 길이 없다.

온칩 센서의 실리콘고무 215마이크로미터도 같은 축 위에 있다. 임피던스는 1.16 MRayl로 피부에 가장 가까운 재료인데 감쇠는 위 셋 가운데 가장 크다. 정합과 감쇠는 따로 논다. 그 층이 두께로 관리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층이 늘면 시각도 늘어난다.

층을 하나 넣으면 경계가 두 개 는다. 소리는 그 층 안에서도 왕복하므로 2d/c 주기로 반향이 되돌아온다. 5절에서 이 센서가 시간으로 자른다고 했으니 늦게 오는 것은 잘라내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숫자를 넣어 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

층층 안 왕복 시각
접착층 20µm27ns
접착층 50µm67ns
PET 필름 63µm50ns
PET 필름 300µm236ns
커버글라스 700µm233ns

5절이 인용한 특허의 첫 번째 취득 시간창은 5에서 50나노초다. 접착층의 반향은 27나노초로 그 창 안에 들어온다. 너무 얇아서 시간으로 갈라낼 수가 없고, 창을 좁히면 진짜 신호까지 같이 잘린다.

반대쪽 끝도 곤란하다. 300마이크로미터 PET 필름의 반향은 236나노초이고 커버글라스 왕복은 233나노초다. 1절 제목의 그 숫자다. 가짜가 진짜와 같은 시각에 도착한다. 물론 그 두께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두께를 바꾸면 시각이 옮겨간다. 요점은 시간창이 만능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시간으로 자르는 방식은 늦게 오는 것을 버릴 수 있을 뿐, 하필 맞는 시각에 오는 것은 버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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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를 20마이크로미터에 두고 임피던스 슬라이더만 오른쪽으로 밀어 보면 도핑이 무엇을 사는지가 보인다. 반대로 임피던스를 그대로 두고 두께를 3마이크로미터까지 내려도 같은 자리에 닿는다. 산업이 두 방법을 다 쓰는 이유다.

그래서 이 센서에서 층을 하나 더 넣는 결정은 임피던스 계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층이 만들 반향이 어느 시각에 도착하는지까지 같이 봐야 한다. 4절에서 대비를 만들어 준 임피던스와 5절에서 잡음을 걸러 준 시간창이 같은 층에서 맞물린다.

8. 같은 센서가 더 하는 일

5절 끝에서 시간창은 값만 바꾸면 된다고 했다. 그 성질이 기능이 된다.

위조 판별. 실리콘이나 라텍스로 융선과 골을 흉내낸 위조물은 표면 무늬는 통과해도 피부 속이 없다. 퀄컴의 위조 판별 특허는 **반사에너지비(RESR)**를 정의한다. 물체 내부 구조면에서 되돌아온 에너지를 물체 전체에서 되돌아온 에너지로 나눈 값이고, 그것이 진짜 손가락의 템플릿 범위 안에 드는지로 판정한다(US10444335B2). 시뮬레이터에서 창을 750나노초 근처로 밀었을 때 잡히던 그 신호다.

힘 측정. 다기능 특허는 누르는 힘을 압력 센서 없이 읽는다. 방법은 융선의 접촉 면적 변화다. 세게 누를수록 융선이 눌려 퍼지면서 유리에 닿는 면적이 늘고 융선 영역의 반사 진폭도 함께 변한다(US10438040B2). 7절에서 인식을 방해하던 접촉의 물리가 여기서는 입력 신호가 된다. 같은 현상이 문제도 되고 기능도 된다.

조화파 검출. 보낸 주파수의 정수배 성분을 따로 본다(US10410034B2). 매질이 비선형적으로 반응할 때 생기는 성분이라 조직의 성질을 따로 읽는 데 쓴다.

생체임피던스와의 결합. 손의 수분과 유분 정도를 전기적으로 함께 측정해 매칭 알고리즘을 보정하는 구성도 특허에 들어 있다. 7절에서 본 마른 손 문제를 물리로 못 풀면 정보로 보완하겠다는 접근이다.

9. 퀄컴의 자리와, 그 자리에 들어온 회사들

이 기술의 지형은 오랫동안 한 회사의 것이었다.

구글 특허 검색에서 제목에 ultrasonic과 fingerprint가 함께 들어간 미국 등록특허는 96건이고 그중 34건이 퀄컴이다(2026년 8월 28일 조회). 나머지는 BOE 10건, 인벤센스 10건, 핑거프린트 카드 5건, 애플 4건, 구디엑스 4건 순이다. 한 회사가 3분의 1을 갖고 있는 분야는 흔치 않다.

그 34건을 들여다보면 흩어진 특허 묶음이 아니라는 것이 보인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다기능·시간창·조화파·위조판별 특허의 발명자 명단에 같은 이름들이 반복해서 나온다. 한 팀이 10년 넘게 쌓은 결과물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이 기사에서 따라온 다섯 단계가 서로 맞물린다.

제품 쪽 숫자도 같은 말을 한다. 3D Sonic Gen 2는 감지 면적 64제곱밀리미터에 패키지 두께 150마이크로미터이고, 3D Sonic Max는 20 곱하기 30밀리미터, 즉 600제곱밀리미터에서 두 손가락을 동시에 읽는다.

그런데 관할을 미국 밖으로 넓히면 그림이 바뀐다.

같은 제목 조건으로 중국 공개특허는 378건이고 그중 구디엑스가 56건, 상하이 실리드가 25건, BOE가 23건이다. 퀄컴은 19건이다. 전 관할을 합친 제목 검색에서는 구디엑스 73건이 퀄컴 37건을 앞선다. 두 숫자는 모순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점을 보고 있다. 등록특허는 지나간 10년의 결과이고 공개특허는 지금 진행 중인 개발이다.

구디엑스의 중국 공개 건수를 연도별로 늘어놓으면 진입 시점이 보인다.

공개 연도201620182020202220242025
건수004181120

2019년까지 0이다가 2020년에 시작해 2022년에 한 번, 2025년에 다시 뛴다. 회사의 공식 연혁도 같은 시점을 적는다. 2024년 초음파 지문센서 공개, 2025년 대량 상용화다. 광학 언더디스플레이 지문센서를 2017년에 내놓고 시장을 가져갔던 회사가 초음파로 넘어오는 데 7년이 걸렸다.

첫 상용 제품도 확인된다. 구디엑스는 2024년 5월 13일 보도자료에서 vivo X100 Ultra에 자사 초음파 지문 솔루션이 처음 대규모로 탑재됐다고 밝혔다. 회사가 내세운 것은 성능 수치가 아니라 공정이다. 음향층을 웨이퍼 단위로 처리해 공급망을 단순화했다는 것이고, 공개된 사양은 감지 영역 5 곱하기 5밀리미터에 모듈 두께 0.17밀리미터다.

이 보도자료에서 눈여겨볼 문장이 따로 있다. 회사 사장의 발언이다.

“모바일 인증에서 초음파 지문센서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최신 편광판 없는(pol-less) 디스플레이 기술의 빠른 진화가 이끄는 것이다”

센서 회사가 자기 제품의 수요를 설명하면서 디스플레이 구조 변화를 든다. 이 연재가 계속 다뤄 온 구도가 여기서도 반복된다. 패널이 바뀌면 그 밑의 센서가 바뀐다. 편광판을 걷어내고 봉지막 위에 컬러필터와 블랙매트릭스를 올리는 구조로 가면 화면의 광학적 성질이 달라지고, 화면을 조명으로 쓰는 광학식 지문센서는 그 변화를 정면으로 맞는다. 빛을 쓰지 않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3편에서 편광판 제거가 조도센서의 시야각 문제를 키웠던 것, 4편에서 편광판이 근적외선 앞에서는 거의 투명해 페이스ID에는 범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축의 이야기다. 같은 공정 변화가 센서마다 다른 방향으로 작용한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여기 쓴 것은 특허 건수와 회사가 스스로 공시한 문장뿐이다. 점유율이나 출하량은 쓰지 않았다. 검색으로 나오는 그런 수치는 대부분 유료 시장조사 보고서의 요약 문구이고 검증할 방법이 없다.

10. 축을 정한 것은 거리가 아니라 파장이었다

1부를 닫을 자리다.

화면 아래가 유독 어려운 이유

그 전에 숫자를 하나 정리하고 가야 한다. 지금까지 본 다섯 단계는 손가락 바로 밑에 붙은 센서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실제로 리뷰가 소개하는 온칩 PMUT 지문센서들은 손가락과 트랜스듀서 사이에 얇은 보호층만 둔다. 리뷰가 든 예는 실리콘고무(PDMS) 215마이크로미터와 산화알루미늄 1마이크로미터다.

언더디스플레이는 그 자리에 유리 700마이크로미터 이상이 들어간다. 두께가 세 배지만 문제는 두께만이 아니다. 매질이 파장을 바꾼다.

파장은 음속을 주파수로 나눈 값이다. 실리콘고무의 음속은 1,027m/s이고 유리는 6,000m/s다. 같은 주파수에서 유리 속 파장이 여섯 배 길다. 파동이 거리 L을 지나며 번지는 규모는 대략 파장과 거리의 곱의 제곱근이다.

조건파장번짐융선 주기 500µm 대비
온칩 (실리콘고무 215µm), 10MHz103µm149µm30%
언더디스플레이 (유리 700µm), 10MHz600µm648µm130%
온칩, 20MHz51µm105µm21%
언더디스플레이, 20MHz300µm458µm92%

유리는 소리를 잘 전달해서 좋은 재료가 아니다. 빨라서 파장이 길어지고, 파장이 길어서 무늬가 번진다. 손가락 바로 밑에 붙인 초음파 지문센서가 이미 실용 해상도를 넘긴 지 오래인데도 화면 아래가 여전히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산업이 내놓은 숫자들이 이 표의 방향을 그대로 가리킨다. 퀄컴의 이중주파수 특허는 첫 번째 주파수를 10에서 20MHz, 두 번째를 1에서 10MHz로 적는다. 고주파는 표면을, 저주파는 피부 속을 본다는 역할 분담이다. 2024년 《Measurement》의 연구는 중심주파수 33MHz 소자로 측방 분해능 112.48마이크로미터를 얻었다. 융선 폭의 절반 이하다. 두께 쪽도 마찬가지다. 3D Sonic Gen 2의 패키지 150마이크로미터와 구디엑스 모듈 0.17밀리미터가 사양표 첫 줄에 오는 이유는 공간 때문만이 아니다. 얇을수록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필름의 두 번째 대가가 드러난다. 300마이크로미터짜리 강화유리 필름은 7절에서 본 것처럼 음향적으로 투명하더라도 전파 거리를 0.7밀리미터에서 1.0밀리미터로 늘린다. 10MHz에서 번짐이 648에서 775마이크로미터로 커진다. 밀착이 완벽해도 이미지는 조금 더 뭉개진다. 신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무늬가 흐려지는 방식의 손해다.

1부의 표를 닫는다

4편에서 화면 아래 센서들을 하나의 지표로 정렬했다. 프레넬 수다. 개구의 크기를 제곱해 파장과 거리로 나눈 값이고, 이 값 하나가 파동이 어떻게 전파하는지를 결정한다. 값이 크면 파동은 그저 가려지거나 통과하고, 작으면 회절로 퍼진다.

그때의 표에서 지문센서는 축의 맨 오른쪽 끝에 있었다. 손가락이 유리에 닿아 있어 거리가 사실상 0이니 프레넬 수가 매우 크고, 그래서 문제도 광학적이지 않고 기하학적이었다.

이제 같은 손가락을 소리로 읽어 보자. 거리도 유리도 그대로다. 융선 반주기 250마이크로미터를 개구 크기로 두고 스택 두께 0.7밀리미터에서 계산하면 이렇게 나온다.

읽는 방식파장프레넬 수전파 영역
광학식 지문 (550nm)0.55µm162기하광학
초음파식 지문 (10MHz)600µm0.15회절
초음파식 지문 (20MHz)300µm0.30회절
초음파식 지문 (33MHz)182µm0.49회절

세 자릿수가 아니라 축의 반대편이다. 같은 거리, 같은 유리, 같은 지문인데 광학식은 기하광학 영역에 있고 초음파식은 회절 영역에 있다. 갈라놓은 것은 파장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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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1부의 표가 완성된다.

센서대상 거리프레넬 수전파 영역겪는 문제해법의 성격
지문센서 광학식 (5편)접촉매우 큼기하광학화소 간 빛 섞임개구로 각도를 자른다
조도센서 (3편)수 cm~약 10기하광학시야각 축소투과창과 보정
근접센서 (2편)수 mm~수 cm약 1프레넬 회절배경 노이즈변조와 동기화
카메라 (1편)무한대0프라운호퍼 회절흐림·플레어복원과 메타서피스
페이스ID (4편)25~50cm0에 근접회절 + 대응 붕괴가짜 깊이점을 줄인다
지문센서 초음파식 (6편)접촉0.15~0.5회절번짐과 밀착시간으로 각도를 자른다

축의 양 끝에 같은 것이 앉아 있다. 접촉한 손가락이다. 그러니 1부의 결론은 이렇게 정리된다.

이 축을 결정한 것은 센서가 무엇을 보느냐도, 얼마나 멀리 있느냐도 아니었다. 파장이었다.

거리가 축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1편부터 5편까지 다룬 다섯 가지가 모두 빛을 썼기 때문이다. 파장이 고정된 채로 거리만 변하니 거리가 원인처럼 보였다. 파장을 천 배 바꿔 보고 나서야 무엇이 진짜 변수였는지가 드러난다.

이 결론은 실용적인 함의를 갖는다. 화면 아래 센서를 설계할 때 물어야 할 첫 질문은 센서를 어디에 둘 것인가가 아니라 읽으려는 무늬가 파장의 몇 배인가다. 그 비율이 정해지면 겪을 문제가 정해지고, 문제가 정해지면 해법의 성격도 정해진다. 기하광학 쪽에 있으면 무엇을 가릴지 설계하는 문제가 되고, 회절 쪽에 있으면 퍼진 것을 어떻게 되돌릴지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이 편에서 따라온 다섯 단계는 그 답이 하드웨어의 어느 층에 새겨지는지를 보여준다. 재료(2절), 전극 배치(3절), 시간창(5절), 화소 회로(6절). 네 자리 모두 디스플레이 공정이 먼저 정해 놓은 조건 위에 앉아 있다.

11. 남은 물음

주파수를 어디까지 올릴 수 있는가. 33MHz 소자가 실험실에서 나왔지만 양산 사양은 여전히 10에서 20MHz대다. 주파수를 올리면 번짐이 줄지만 감쇠가 커지고 소자는 더 작아져야 한다. 어느 지점에서 균형이 잡히는지가 다음 세대의 성능을 정한다.

폴더블에서는 어떻게 되는가. 접히는 화면에는 유리 대신 초박막유리와 여러 겹의 고분자층이 들어간다. 층이 늘면 경계도 늘고 층마다 임피던스와 두께가 다르다. 7절의 계산을 그대로 여러 번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고, 관련 출원이 이미 공개돼 있다.

임피던스 이미징은 어디까지 왔는가. 4절에서 본 두 번째 방식이다. 진폭 대신 울림의 감쇠를 읽으므로 시간창의 역할도 회로도 달라진다. 상용 제품이 둘 중 무엇을 쓰는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대면적의 벽은 물리인가 공정인가. 3절에서 본 세그먼트 이음매의 왜곡과 대면적 유리의 라미네이션 파손은 성격이 다른 문제다. 앞의 것은 설계로 줄일 수 있고 뒤의 것은 수율의 문제다. 화면 전체가 지문센서가 되는 시점을 정하는 것은 아마 뒤쪽일 것이다.

1부는 여기서 닫는다. 2부는 센싱에서 발광으로 넘어간다. OLED가 만든 빛의 절반이 왜 패널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지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