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식 지문센서는 지문을 보지 않는다
융선은 커버글라스에 닿고 골은 닿지 않습니다. 그 차이가 만드는 반사율 4.07 %p가 지문 이미지의 대비 전부입니다. 100 가운데 4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셈입니다. 게다가 광원이 따로 없어 OLED 화소가 조명이고, 결상 렌즈를 세울 두께가 없어 개구로 각도를 잘라야 합니다. 해상력을 4배 올리려고 빛의 15배를 버리는 교환입니다.
1. 화면이 조명이다
지문을 누르면 그 자리가 잠깐 밝아진다. 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본다. 눌러야 할 곳을 알려주는 표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그 빛이 이 센서의 광원이다.
화면 아래 광학식 지문센서에는 별도의 조명이 없다. OLED 화소를 켜서 손가락을 비추고, 되돌아온 빛을 패널 아래 이미지 센서가 읽는다. 밝아지는 것은 표시가 아니라 촬영이다. 셔터를 누르면 플래시가 터지는 것과 같은 일이 화면에서 일어난다.
이 사실 하나에서 이 방식의 모든 제약이 따라 나온다. 조명이 화면이면 조명의 색을 마음대로 고를 수 없고, 조명과 피사체 사이에 패널 전체가 끼어 있으며, 무엇보다 결상 렌즈를 세울 두께가 없다. 이 기사는 그 제약을 하나씩 따라간다.
이 연재는 센서를 화면 밑으로 넣는 일이 센서마다 왜 다른 문제가 되는지를 다뤄 왔다. 카메라는 회절로 상이 흐려졌고, 근접센서는 신호가 왕복 투과율의 제곱으로 줄었으며, 조도센서는 화면이 스스로 낸 빛에 속았다. 지문센서는 그중 가장 먼저 화면 아래로 내려간 센서다. 대상이 유리에 닿아 있어 거리가 0에 가깝기 때문이다.
시점은 2017년이다. 시냅틱스는 2017년 12월 Clear ID FS9500을 발표했고, 이를 실은 비보 X20 Plus UD가 2018년 초에 나왔다. 같은 해를 두고 Goodix도 자사 연혁에 “세계 최초의 광학 인디스플레이 지문센서를 출시했다”고 적는다.1 두 회사의 주장이 겹치므로 이 기사는 누가 최초인지를 특정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그 다음이다. Goodix는 2018년에 이 방식을 광범위하게 상용화했고 2019년에 초박형 제품을 양산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언더디스플레이 광학 지문 관련 특허를 수천 건 규모로 갖고 있다. 원리를 처음 편 곳과 물량을 만든 곳이 다르다. 운영체제가 이 센서를 정식 항목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한참 뒤인 안드로이드 12부터다. 화면 아래 지문센서를 가리키는 UDFPS라는 이름이 그때 문서에 들어갔다.2
2. 융선과 골을 가르는 것은 접촉면이다
센서가 읽는 것은 지문이 아니라 반사율의 지도다. 그 지도를 만드는 것은 손가락이 유리에 닿았는가 아닌가 하나뿐이다.
융선은 커버글라스에 닿아 있다. 그 자리의 계면은 유리와 피부다. 골은 닿지 않는다. 그 자리의 계면은 유리와 공기다. 두 계면은 굴절률 차이가 다르므로 빛을 다르게 되돌린다.
| 계면 | 굴절률 | 수직입사 반사율 | 임계각 |
|---|---|---|---|
| 유리와 공기 (골) | 1.51 / 1.000 | 4.13 % | 41.5도 |
| 유리와 물 (젖은 골) | 1.51 / 1.333 | 0.39 % | 62.0도 |
| 유리와 피부 (융선) | 1.51 / 1.440 | 0.06 % | 72.5도 |
마른 손에서 골과 융선의 반사율 차이는 4.07 %p다. 이 값이 지문 이미지의 대비 전부다. 100 가운데 4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셈이다.
읽어야 하는 무늬의 크기도 정해져 있다. 융선의 폭은 100~400µm, 골의 폭은 75~200µm, 골의 깊이는 60~220µm다.3 융선 하나와 골 하나를 합친 한 주기를 200µm로 잡으면 밀리미터당 다섯 주기다. 이것이 센서가 분해해야 할 공간주파수다.
각도를 올리면 대비가 폭발한다
지금까지 쓴 4.07 %p는 빛이 계면에 수직으로 닿을 때의 값이다. 비스듬히 닿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굴절률이 큰 매질에서 작은 매질로 갈 때, 어떤 각도를 넘으면 빛이 한 톨도 넘어가지 못하고 전부 되돌아온다. 임계각이다. 유리에서 공기로는 41.5도, 유리에서 피부로는 72.5도. 그 사이 구간에서 골은 전부 되돌아오고 융선은 거의 다 빠져나간다.
계산하면 41.5도에서 72.5도 사이의 대비는 97.5 %p다. 수직 근처의 4.07 %p와 견주면 24배다. 앞 그림의 (a)와 (b)가 굳이 전반사를 쓰는 이유가 이것이다. 대비를 100 가운데 4가 아니라 100 가운데 97로 만들 수 있다.
각도를 41.5도 근처로 밀면 골 곡선이 절벽처럼 100%로 치솟는다. 그리고 골에 물이 차면 그 절벽이 62.0도로 밀려난다. 41.5도와 62.0도 사이에 있던 대비가 통째로 사라진다. 젖은 손에서 광학식이 약해지는 과정이 이 절벽의 이동 하나로 설명된다.
회색 띠는 콜리메이터가 통과시키는 각도 범위다. 대비가 폭발하는 구간은 그 띠 바깥에 있다. 이 어긋남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4절에서 다시 만난다.
엄밀히 하자면 피부는 거울이 아니라 산란체다. 실제 신호에는 표면 반사만이 아니라 피부 속으로 들어갔다 되돌아 나오는 후방산란이 더해진다. 이 기사에 적은 반사율은 수직입사 프레넬 값이며, 대비가 어느 정도 크기의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기준선으로 읽으면 된다.
3. 결상 렌즈를 세울 두께가 없다
카메라라면 여기서 렌즈를 넣는다. 렌즈는 손가락의 한 점에서 나온 빛을 센서의 한 점에 모은다. 그 대응이 있어야 상이 맺힌다.
화면 아래에는 그럴 자리가 없다. 커버글라스와 패널을 지나 센서까지 1밀리미터 안팎인데 그 사이에 결상 광학계를 세울 수 없다. 결상 렌즈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손가락 위 모든 점에서 나온 빛이 센서의 모든 화소에 도달한다. 화소 하나하나가 손가락 전체를 보게 되고, 이미지는 균일한 회색이 된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쓴다. 모으는 대신 버린다.
빛이 지나갈 길목에 깊고 좁은 구멍을 뚫어, 거의 수직으로 들어오는 빛만 통과시키고 비스듬한 빛은 벽에 부딪혀 죽게 만든다. 각도를 걸러내는 이 층이 콜리메이터다. 시냅틱스 특허가 층 순서를 그대로 적어 두었다.
입력면 아래에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소자들이 있고, 그 아래에 개구층, 그 아래에 콜리메이터층, 다시 그 아래에 수광소자들이 놓인다.4
같은 회사의 다른 특허는 왜 이렇게 하는지까지 밝힌다. 개구와 반사면은 “각 수광소자에 도달하는 빛의 각도를 제한해, 그 소자에 도달하는 빛이 대상의 비교적 작은 영역에 대응하도록” 만든다.5 결상 렌즈가 하던 일을 각도 제한이 대신한다. 뒤에 나오는 마이크로렌즈는 이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개구가 버린 빛을 주워 담는 집광용이다.
여기서 설계 변수가 하나 나온다. 구멍의 깊이를 폭으로 나눈 값, 개구비다. 앞의 리뷰는 언더디스플레이 구조의 장점으로 바로 이 값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점을 든다.3
4. 좁힐수록 또렷해지고 동시에 어두워진다
개구비를 키우면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입사각이 좁아진다. 폭 대 깊이가 1대 10인 구멍이라면 기울기 0.1보다 완만한 빛만 지나간다.
최대 수광각은 개구비의 역탄젠트다. 개구비가 10이면 5.71도, 20이면 2.86도가 된다. 이 각도가 두 가지를 동시에 결정한다.
첫째, 화소 하나가 보는 면적. 커버 두께가 h일 때 화소 하나에는 지름 2h·tanθ 안의 빛이 섞여 들어온다. 이 지름이 곧 번짐이다.
둘째, 받는 빛의 양. 수광 입체각이 좁아지므로 빛은 대략 sin²θ에 비례해 줄어든다.
커버 두께를 0.6밀리미터로 놓고 계산하면 이렇게 된다.
| 개구비 | 최대 수광각 | 화소가 보는 지름 | 상대 수광량 |
|---|---|---|---|
| 3 | 18.43도 | 400 µm | 10.0 % |
| 5 | 11.31도 | 240 µm | 3.85 % |
| 10 | 5.71도 | 120 µm | 0.99 % |
| 20 | 2.86도 | 60 µm | 0.25 % |
| 30 | 1.91도 | 40 µm | 0.11 % |
개구비를 5에서 20으로 올리면 번짐은 240µm에서 60µm로 4배 또렷해지는데, 들어오는 빛은 15.4배 줄어든다. 해상력 4배의 값이 빛 15배다. 이것이 이 방식의 본질이고, 나머지 설계는 전부 이 교환을 어떻게 덜 아프게 치를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기준선도 계산할 수 있다. 융선 한 주기 200µm를 분해하려면 번짐이 그 절반인 100µm 아래여야 한다. 커버 0.6밀리미터에서 그 조건은 개구비 12 이상이다. 개구비 5짜리 구멍으로는 지문이 회색 얼룩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문에는 융선보다 작은 것이 하나 더 있다. 융선 마루를 따라 줄지어 난 땀구멍이다. 리뷰도 지문의 특징을 열거하면서 땀구멍을 맨 앞에 놓는다.3 땀구멍 자리는 피부가 유리에 닿지 않으므로 광학적으로는 골과 같은 계면이 되고, 그래서 어두운 융선 위에 밝은 점으로 찍힌다. 지름을 60µm로 놓으면 이것을 살리는 조건은 개구비 20이다.
어느 수준까지 읽을 것인가가 곧 개구비를 어디까지 올릴 것인가이고, 그 값이 곧 버리는 빛의 양이다. 융선만 보면 개구비 12로 충분하지만 땀구멍까지 보려면 20이 필요하고, 그 사이에서 빛은 다시 4배 줄어든다.
개구비를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밀어 보면 융선이 회색 얼룩에서 무늬로 살아나고, 20을 넘어서면 융선 위에 땀구멍이 점점이 나타난다. 대신 화면은 자글자글해진다. 빛이 줄면 잡음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접촉 상태를 마름 쪽으로 밀면 전혀 다른 종류의 붕괴가 보인다. 마른 손은 각질이 굳어 융선이 유리에서 미세하게 뜬다. 융선이 어디는 닿고 어디는 안 닿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맞닿는 면적 비율이 전체적으로 낮아진다. 그 자리의 반사율은 피부값과 공기값 사이 어딘가가 되고, 골과의 차이가 그만큼 줄어든다.
계산하면 맞닿는 면적이 95%에서 16%로 떨어질 때 대비는 3.87 %p에서 0.65 %p로 6배 줄어든다. 화면에서는 이렇게 나타난다. 소용돌이가 거기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융선 하나하나를 따라갈 수 없다. 얼룩이 지는 것도 아니고 지워지는 것도 아니라 그냥 신호가 모자란 상태다. 복원할 흐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담기지 않은 것이라, 특징점을 뽑아 대조하는 쪽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 실제 센서에서 콜리메이션 성능을 신호대잡음비로 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앞의 리뷰는 콜리메이션 기술을 개선해 신호대잡음비를 거의 두 배로 올렸다고 적는다.3
번짐은 커버 두께에도 그대로 비례한다. 개구비 10을 고정하고 두께만 바꾸면 0.3밀리미터에서 60µm, 1.5밀리미터에서 300µm가 된다. 커버가 두꺼워지면 같은 구멍으로는 같은 그림을 얻을 수 없다. 두꺼운 커버글라스를 쓰는 인셀 지문센서의 감도 설계가 따로 학회 발표 주제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6
여기서 2절의 각도 이야기를 겹치면 이 방식이 치르는 값이 한 겹 더 드러난다. 콜리메이터가 통과시키는 0도에서 5.7도 사이의 대비는 개구비를 아무리 올려도 4.07 %p 언저리에서 꿈쩍하지 않는다. 개구를 좁히는 일은 번짐을 줄일 뿐 대비를 키우지 못한다. 그리고 전반사가 만드는 97.5 %p는 손도 못 댄다.
언더디스플레이 광학식은 대비가 가장 큰 각도를 버리고 시작하는 방식이다. 프리즘을 놓을 자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그 각도를 되찾으려는 시도가 6절에 나오는, 커버글라스 자체를 도파로로 쓰는 구성이다.
이 교환은 이 연재가 앞서 다룬 것과 같은 계열이다. 화면 아래 카메라 편에서는 픽셀 사이를 더 뚫어 빛을 더 들일수록 회절이 심해져 상이 흐려졌다. 여기서는 구멍을 더 좁힐수록 상은 또렷해지지만 빛이 사라진다. 방향만 반대일 뿐 개구를 건드리면 밝기와 선명함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사실은 같다.
5. 산업은 두께를 접어서 풀었다
개구비를 올리려면 구멍이 깊어야 하고, 깊어지려면 두꺼워야 한다. 그런데 화면 아래에는 두께가 없다. 이 모순을 푸는 방식이 회사마다 갈린다.
빛을 접는다. 시냅틱스는 개구와 반사면을 조합해 광로를 접었다. 특허의 표현으로는 “접힌 콜리메이터가 디스플레이 안에서 검출부의 두께를 최소화한다”.5 빛이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사돼 다시 올라오고 또 내려오면, 실제 두께의 몇 배에 해당하는 경로 길이를 얻는다.
렌즈와 핀홀을 눕힌다. Goodix는 광축을 센서면 법선에서 45도에서 135도 사이로 기울이고, 핀홀을 광축에서 벗어난 자리에 놓는 구조를 청구했다.7 다른 특허에서는 거울 두 장 사이로 빛을 왕복시켜 광로를 접는다.8 두 경우 모두 세로로 못 쌓는 두께를 가로로 눕혀 확보한다.
마이크로렌즈로 벌충한다. 구멍만으로 각도를 자르면 빛을 버리기만 하지만, 구멍 위에 작은 렌즈를 얹으면 버릴 빛의 일부를 모아 넣을 수 있다. 상을 맺는 결상 렌즈가 아니라 개구로 들어갈 빛을 모으는 집광 렌즈다. 리뷰가 정리한 구성에서는 940nm 적외선 광원과 마이크로렌즈 배열을 조합해 커버글라스 위아래 면에서 비스듬한 빛이 전반사되도록 각도를 설계했다.3
세 갈래 모두 같은 문제를 푼다. 각도를 자르되 빛은 덜 버리는 방법이다.
6. 조명이 화면이라서 생긴 나머지 숙제
두께만 문제가 아니다. 조명이 화면이라는 사실은 다른 데서도 값을 물린다.
색을 고를 수 없다. OLED 화소는 적녹청으로만 빛난다. 피부의 반사와 산란은 파장에 따라 다르므로 어느 색으로 비추느냐가 이미지 품질을 바꾼다. 시냅틱스 특허에는 적색 부화소와 녹색 부화소로 번갈아 조명하고 그 차이를 쓰는 방식이 따로 청구돼 있다.4 조명을 마음대로 못 만드니 있는 조명을 굴리는 쪽으로 간 것이다.
적외선을 쓰려면 광원을 따로 둬야 한다. 근적외선은 피부를 더 깊이 통과해 표면 오염에 덜 흔들린다. 그런데 OLED 화소는 근적외선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940nm 광원을 커버 아래에 따로 넣거나, 산화물 TFT 위에 유기 광다이오드를 얹어 근적외선 감지 화소를 50.8µm 간격으로 깔아 500 PPI를 만드는 구성이 나온다.3
커버글라스 자체를 광원으로 쓴다. 시냅틱스의 또 다른 특허는 커버글라스 아래에 굴절률이 더 낮은 층을 붙여 빛을 유리 안에 가둔다.9 유리가 도파로가 되고, 손가락이 닿은 자리에서만 가둠이 깨지면서 신호가 나온다. 화면을 켜지 않고도 조명을 만드는 방법이고, 지문을 읽을 때마다 화면이 밝아지는 것 자체를 없애려는 시도다. 앞의 적외선 광원을 따로 두는 구성도 같은 방향이다.
OLED 전용이라는 통념도 흔들린다. 광학식은 화면이 빛을 내야 성립하므로 자발광인 OLED에서만 된다고 흔히 설명한다. 그런데 Goodix는 LCD 화면 아래에 두는 광학 지문센서 모듈을 별도로 청구해 두었다.10 백라이트나 별도 광원을 조명으로 쓰고 광센서 배열을 패널 아래에 까는 구성이다. 적어도 특허 지형에서는 OLED 전용이 아니다.
7. 진짜 약한 곳은 젖은 손이 아니라 마른 손이다
광학식이 물에 약하다는 것은 계산으로 바로 나온다. 골에 물이 차면 계면이 유리와 물이 되어 반사율이 4.13%에서 0.39%로 떨어진다. 융선과의 차이는 4.07 %p에서 0.33 %p로, 12배 넘게 줄어든다. 임계각도 41.5도에서 62.0도로 밀려 전반사로 벌어 두었던 몫까지 깎인다.
그런데 문헌이 광학식의 약점으로 먼저 꼽는 것은 젖은 손이 아니다.
광학 언더디스플레이 지문센서는 융선과 골에서 반사되는 빛의 차이를 이용하는데, 마른 손가락을 구별하기 어렵다. 커버층에 규칙적이고 일정하게 접촉하지 않기 때문이다.3
마른 손은 각질이 딱딱해져 융선이 유리에 고르게 닿지 않는다. 닿지 않은 융선은 센서에게 골로 보인다. 무늬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무늬로 바뀐다. 젖은 손이 대비를 낮춘다면 마른 손은 대비를 어지럽힌다.
둘은 같은 원인의 양쪽 끝이다. 이 방식이 읽는 것은 손가락이 아니라 손가락과 유리 사이의 경계이고, 그 경계가 흐트러지는 방향이 물과 건조로 갈릴 뿐이다. 지문의 물리적 구조는 두 경우 모두 멀쩡하다. 센서가 그 구조에 닿지 못할 뿐이다.
같은 자리에서 보안 문제도 나온다. 광학식은 표면만 본다. 표면의 명암 패턴만 맞으면 그것이 살아 있는 손가락인지 인쇄물인지 구별할 근거가 광학 신호 안에 별로 없다. 그래서 위조 패턴을 걸러내는 별도 판별이 특허로 따라붙고,11 실제 손가락인지 분광으로 확인하는 장치가 나온다.12 광학 신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업계가 인정한 흔적이다.
인증 규격이 광학식만 따로 다룬다
이것은 짐작이 아니라 규격에 적혀 있다.
안드로이드는 생체인증 구현을 세 등급으로 나눈다. 화면잠금을 넘어 앱 인증과 키 저장소까지 쓰려면 가장 높은 클래스 3이어야 하고, 요건은 위조수용률(SAR) 7% 이하, 오인식률(FAR) 5만분의 1, 미인식률(FRR) 10%다.2 위조수용률은 안드로이드 9에서 새로 들어온 지표로, 실제로 위조물을 만들어 센서에 들이대는 공격에 얼마나 버티는지를 잰다.
그런데 시험 규격이 센서 방식마다 권장 위조 재료를 따로 정해 두었다. 그 목록이 이 기사의 논지를 그대로 확인해 준다.
| 센서 방식 | 규격이 권장하는 위조 재료 |
|---|---|
| 광학식 | 복사지 또는 투명필름에 비전도성 잉크, 젤라틴, 라텍스 페인트, 목공용 접착제 |
| 정전용량식 | 젤라틴, 목공용 접착제, 라텍스 페인트 |
| 초음파식 | 젤라틴, 목공용 접착제, 라텍스 페인트 |
종이가 들어 있는 것은 광학식뿐이다. 시험 절차도 갈린다. 광학식은 2차원 위조물과 입체 위조물을 둘 다 쓰라고 적혀 있고, 정전용량식과 초음파식은 떠낸 지문으로 입체 몰드를 만드는 절차만 있다. 빛으로 표면의 명암만 읽는 방식에는 평면 인쇄물이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규격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시험 조건도 까다롭다. 대상자가 협조해 손가락 본을 뜨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표면에 남은 지문을 떠서 위조물을 만드는 비협조적 방식으로 해야 한다. 실제 공격자가 하는 그대로다.
문턱 하나가 두 오류를 반대로 움직인다
앞의 세 수치 가운데 위조수용률은 실제로 위조물을 만들어 들이대야 재는 값이라 따로 두고, 나머지 둘은 성격이 다르다. 오인식률과 미인식률은 같은 손잡이의 양쪽 끝이다.
인증은 등록해 둔 특징과 방금 읽은 특징이 얼마나 닮았는지를 점수로 내고, 그 점수가 문턱을 넘으면 잠금을 푼다. 남의 손가락이 우연히 높은 점수를 받으면 오인식이고, 본인 손가락이 낮은 점수를 받으면 미인식이다. 문턱을 올리면 앞이 줄고 뒤가 늘어난다. 개구비를 올리면 상이 또렷해지고 빛이 줄던 것과 같은 구조다.
문제는 이 기사가 지금까지 따라온 모든 것이 여기로 흘러든다는 점이다. 대비가 낮고 상이 번지면 남의 점수와 본인 점수의 분포가 겹친다. 겹친 만큼 문턱을 어디에 둬도 두 요건을 함께 채울 수 없다.
두 분포가 표준편차 몇 배만큼 떨어져 있는지를 분리도라 하면, 계산은 이렇게 나온다. 오인식률 5만분의 1을 맞추는 문턱은 남의 분포에서 4.11 표준편차 자리다. 그 문턱에서 미인식률이 10% 아래가 되려면 분리도가 5.39 이상이어야 한다.
| 분리도 | 오인식률을 맞췄을 때의 미인식률 |
|---|---|
| 4.0 | 54.3 % |
| 5.0 | 18.6 % |
| 5.39 | 10.0 % |
| 6.0 | 2.9 % |
분리도가 5.39에 못 미치면 어떤 문턱으로도 클래스 3이 되지 않는다. 문턱을 낮추면 오인식이, 올리면 미인식이 요건을 벗어난다.
분리도를 5.39 아래로 내리고 문턱을 좌우로 끝까지 밀어 보면 초록 표시가 끝내 켜지지 않는다. 광학 성능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결정하는지가 이 화면 하나다.
이 문턱을 넘기 위해 광학식은 광학 신호 바깥에서 근거를 더 구해 온다. 두 가지 색으로 번갈아 비춰 반응을 비교하거나,7 파장별 침투 깊이 차이로 진짜 피부인지 보거나,12 위조 패턴 자체를 학습해 걸러낸다.11 콜리메이터로 각도를 잘라 만든 4%p짜리 이미지 한 장으로는 이 요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접촉 상태에 흔들리고 표면만 본다는 두 약점은 뿌리가 같다. 빛으로 경계를 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계를 다른 것으로 읽으면 어떻게 되는가. 같은 손가락을 빛이 아니라 소리로 읽는 방식이 이미 폰에 들어가 있고, 그 이야기가 이 연재의 다음이자 마지막 편이다.
8. 핵심 용어
- 콜리메이터
- 깊고 좁은 구멍을 배열해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을 걸러내고 거의 수직인 빛만 통과시키는 층. 결상 렌즈를 세울 수 없는 자리에서 그 일을 대신한다.
- 개구비
- 구멍의 깊이를 폭으로 나눈 값. 클수록 통과하는 빛의 각도가 좁아져 상이 또렷해지고 밝기는 줄어든다.
- 프레넬 반사
- 굴절률이 다른 두 매질의 경계에서 빛의 일부가 되돌아오는 현상. 굴절률 차이가 클수록 많이 되돌아온다.
- 임계각
- 굴절률이 큰 매질에서 작은 매질로 갈 때, 이 각도를 넘으면 빛이 전부 되돌아오는 경계 각도.
- 인셀
- 센서를 별도 부품으로 붙이지 않고 디스플레이 패널 안에 함께 만들어 넣는 방식.
- 공간주파수
- 무늬가 얼마나 촘촘한지를 길이당 주기 수로 나타낸 값. 지문은 밀리미터당 다섯 주기 안팎이다.
Foot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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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ix Technology(603160.SH) 기업개요 연혁. 2017년 항목에 “Launched the world’s first optical IN-DISPLAY FINGERPRINT SENSOR”, 2018년 항목에 광범위 상용화, 2019년 항목에 초박형 제품의 세계 최초 양산이 적혀 있다. 상장사가 투자자에게 공개한 자료이며, 같은 시기 시냅틱스도 자사 제품을 최초로 소개했다. 이 기사는 어느 쪽이 최초인지를 판정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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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Open Source Project 「생체 인식 잠금 해제 보안 측정(Measure biometric unlock security)」. 클래스별 요건표와 지문 인증 평가 절차, 센서 방식별 권장 위조 재료 목록이 이 문서에 있다. 위조수용률의 정식 명칭은 Impostor Attack Presentation Match Rate이며, 안드로이드 9에서 지문의 기준선이 7%로 설정됐다. 같은 문서에 클래스 2는 위조수용률 7~20%, 클래스 3은 최대 72시간 뒤 기본 인증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제약도 명시돼 있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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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Yu 외, 「A Review of Fingerprint Sensors: Mechanism, Characteristics, and Applications」, Micromachines 14(6), 1253 (2023). 시안공업대학 광전공학원과 BOE Display Technology의 공동 리뷰로, 참고문헌 250편 이상을 정리했다. 융선과 골의 치수, 개구의 깊이 대 폭 비율, 마른 손가락 문제, 신호대잡음비 개선, 940nm 마이크로렌즈 구성, 산화물 TFT 기반 500 PPI 구성이 모두 이 문헌의 서술이다. ↩ ↩2 ↩3 ↩4 ↩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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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10268884B2(Synaptics Inc.), 「Optical fingerprint sensor under a display」. 인용한 층 구성과 적녹 부화소 교대 조명은 청구항 및 실시예 서술을 옮긴 것이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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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10169630B2(Synaptics Inc.), 「Optical sensor for integration over a display backplane」. 인용문은 특허 원문의 서술이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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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Lai 외, 「39-1: Designing high-sensitivity optical sensor for in-cell fingerprint sensor with thick cover glass in OLED display」, SID Symposium Digest 54(1) 554~557 (2023). 이 기사에서는 제목이 가리키는 문제 설정만 인용했으며 논문 본문의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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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10824838B2(Shenzhen Goodix Technology), 「Under-screen optical fingerprint sensor based on lens-pinhole imaging with an off-axis pinhole」.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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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20200034602A1(Shenzhen Goodix Technology), 「Optical fingerprint sensor with folded light pa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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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20190138154A1(Synaptics Inc.), 「Systems and methods for injecting light into cover glass」. 커버글라스 아래에 굴절률이 더 낮은 내부층을 직접 접촉시키는 구성이 청구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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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10410033B2(Shenzhen Goodix Technology), 「Under-LCD screen optical sensor module for on-screen fingerprint sensing」. 앞의 리뷰는 광학식과 초음파식이 OLED 패널에만 호환된다고 적고 있으나, 이 특허와 리뷰 본문의 LCD 인셀 서술은 그와 어긋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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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10318791B2(Shenzhen Goodix Technology), 「Anti-spoofing sensing for rejecting fake fingerprint patterns in under-screen optical sensor module」.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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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112183483A(Egis Technology, 神盾股份有限公司), 「Integrated real finger spectrum sensing device and sensing method」.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