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을 165Hz로 올린 구동기술 HDS
IMID 2026 최고 디스플레이 패널상은 FLiPP이 아니라 HDS가 받았습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2배로 올렸다는데 주사율은 144Hz에서 165Hz로 15%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2배를 다 썼다면 288Hz가 나와야 합니다. 나머지가 어디로 갔는지를 게이트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으로 따라가 봤습니다.
지난 8월 31일 LG디스플레이가 낸 8월 월간 뉴스에는 기술 두 개가 나란히 실렸습니다. 하나는 파인메탈마스크를 쓰지 않는 증착 공정 FLiPP이고, 다른 하나는 HDS(Hyper Double Scanning)라는 구동 기술입니다.
그 주 지면은 거의 전부 FLiPP을 제목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IMID 2026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 대상 최고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을 받은 것은 HDS 쪽이었습니다. 정확히는 “HDS 기술을 적용한 Real UHD 165Hz OLED”입니다. 같은 부문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S26 울트라용 OLED로 함께 선정됐습니다.
회사가 밝힌 HDS의 정의는 한 문장입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존 대비 2배 높이는 동시에, 발열 개선 설계와 제어 알고리즘, 패널 내 구동회로 설계로 안정적인 패널 구동과 얇은 베젤을 구현한 기술. 그리고 언론에 나온 결과는 OLED TV 패널의 주사율을 144Hz에서 165Hz로 약 15% 올렸다는 것입니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맞지 않습니다. 전송 속도를 2배 올렸는데 주사율은 15%만 올랐습니다.
165Hz는 144Hz보다 15% 빠를 뿐입니다
먼저 이 패널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지 세어 보겠습니다. LG디스플레이 4세대 OLED TV 패널은 3,840 × 2,160 해상도에 10비트 색심도입니다. 화소 하나당 RGB 세 값이고 각 값이 10비트이므로, 한 화면은 3,840 × 2,160 × 3 × 10 비트입니다.
여기에 주사율을 곱하면 초당 화소 데이터량이 나옵니다. 수직 블랭킹 구간을 뺀 순수 화소 데이터 기준입니다.
| 주사율 | 화소 데이터율 |
|---|---|
| 120Hz | 29.86 Gbps |
| 144Hz | 35.83 Gbps |
| 165Hz | 41.06 Gbps |
| 240Hz | 59.72 Gbps |
| 288Hz | 71.66 Gbps |
144Hz에서 165Hz로 가는 데 필요한 것은 14.6% 더 많은 데이터입니다. 전송 속도를 정말 2배 확보해 그것을 전부 주사율에 썼다면 288Hz가 나와야 합니다. 실제로 나온 것은 165Hz입니다. 2배 가운데 주사율로 간 몫은 15%뿐이고, 나머지는 다른 데 쓰였습니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왜 15% 올리는 데 2배가 필요했는가.
문제는 대역폭이 아니라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입니다
패널은 화면 전체를 한꺼번에 켜지 않습니다. 게이트 라인을 한 줄씩 열어 그 줄의 화소에 데이터를 넣고 다음 줄로 넘어갑니다. 4K 패널이면 2,160줄입니다. 한 프레임 시간을 줄 수로 나눈 것이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이고, 이것이 실제 설계를 지배합니다.
| 조건 |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 |
|---|---|
| 144Hz, 화면 전체를 한 번에 | 3.215 µs |
| 165Hz, 화면 전체를 한 번에 | 2.806 µs |
165Hz로 올리면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이 12.7% 짧아집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게이트 라인을 여는 회로는 요즘 대형 패널에서 별도 칩이 아니라 유리 위에 직접 만들어 넣습니다. 패널 내장 게이트 드라이버, 업계에서는 GIP라고 부르는 방식이고, 55인치와 65인치 UHD OLED에 적용된 사례가 학회에 보고돼 있습니다. 이 회로는 화면 바깥쪽 가장자리에 세로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그 회로가 차지하는 폭이 곧 베젤입니다.
시간이 짧아지면 회로는 더 세져야 합니다. 게이트 라인은 길고 그 위에 화소가 줄줄이 매달려 있어 저항과 정전용량이 큽니다. 짧은 시간에 이 부하를 충전하려면 트랜지스터를 크게 만들어야 하고, 트랜지스터가 커지면 회로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베젤이 두꺼워집니다.
그런데 LG디스플레이가 발표한 것은 정반대입니다. 주사율을 올리면서 베젤은 얇아졌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주사율만 올린 것이라면 나올 수 없는 조합입니다.
화면을 둘로 나누면 숫자가 뒤집힙니다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을 늘리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한 회로가 담당하는 줄 수를 줄이는 것. 화면을 위아래 두 구역으로 나눠 동시에 스캔하면 각 구역은 1,080줄만 맡습니다.
| 조건 |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 | 144Hz 대비 |
|---|---|---|
| 144Hz, 한 구역 | 3.215 µs | 기준 |
| 165Hz, 한 구역 | 2.806 µs | −12.7% |
| 165Hz, 두 구역 동시 | 5.612 µs | +74.5% |
숫자가 뒤집힙니다. 두 구역으로 나누면 165Hz에서도 한 줄에 5.612µs가 주어집니다. 종전 144Hz 때보다 74.5% 더 여유롭습니다. 주사율을 올렸는데 게이트 회로는 오히려 편해진 것입니다. 편해진 만큼 트랜지스터를 줄일 수 있고, 그래서 베젤이 얇아집니다.
기술 이름이 Double Scanning인 것도 이 해석과 맞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 발명된 개념이 아닙니다. 8K 패널에서는 소스 쪽과 게이트 쪽 모두 듀얼 스캔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미 업계의 전제이고, 듀얼 스캔 방식의 OLED 패널을 위아래로 나눠 구동하는 구조도 문헌에 나와 있습니다. 대면적 패널에서 게이트 구동을 영역으로 나눠 RC 지연을 줄이는 접근은 차량용 OLED 쪽에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대가는 소스 드라이버가 치릅니다
공짜는 아닙니다. 화면을 둘로 나눠 동시에 그린다는 것은 같은 순간에 두 구역에 데이터를 함께 밀어 넣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데이터를 공급하는 소스 쪽의 부담이 정확히 2배가 됩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2배 높였다”는 문장이 가리키는 것이 이것입니다. 주사율을 2배로 만들기 위한 2배가 아니라, 화면을 둘로 나눠 동시에 먹이기 위한 2배입니다.
여기에 주사율 인상 14.6%가 겹칩니다. 165Hz에서 두 구역을 동시에 구동하면 소스 쪽 화소 데이터율은 82.1 Gbps, 종전 144Hz 단일 구동의 2.29배입니다.
그리고 이 대가가 그대로 발열로 돌아옵니다. 화면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 구동하면 소스 드라이버의 충전과 방전 횟수가 늘어 소비전력이 증가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발표문이 “발열 개선 설계와 제어 알고리즘”을 굳이 함께 적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자랑거리를 하나 더 붙인 것이 아니라, 이 구조가 만들어 내는 문제를 함께 풀었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그런데 소스 쪽이 치르는 것은 속도만이 아닙니다. 배선 구조가 바뀝니다.
데이터 라인은 세로로 화면 전체를 지나갑니다. 상반부의 어느 행과 하반부의 어느 행을 동시에 열면 같은 데이터 라인에 두 화소가 함께 걸려 서로 다른 값을 넣을 수 없습니다. 분할 구동이 성립하려면 데이터 라인이 가운데서 끊겨 위아래가 각각 자기 소스 드라이버를 가져야 합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소스 드라이버를 위아래 양쪽에 두는 것입니다. 화면을 두 영역으로 나눠 한쪽은 마스터 칩이, 다른 쪽은 슬레이브 칩이 구동하는 방식이 특허로 정리돼 있고, 8K 패널에서는 게이트 쪽뿐 아니라 소스 쪽도 듀얼 스캔이 전제입니다.
다만 이 방식은 드라이버 IC와 COF가 두 벌이 되어 원가가 오릅니다. 원가를 올리는 구성을 새 기술로 내세우기는 어렵습니다.
두 번째 방법이 더 그럴듯합니다. 소스 IC는 한쪽에 그대로 두고, 채널 하나가 여러 가닥을 번갈아 먹이는 것입니다. 패널 안에 멀티플렉서를 넣어 한 채널의 출력을 여러 배선으로 갈라 주면, IC 개수도 채널 수도 그대로인 채 배선만 늘어납니다. 대신 채널 하나가 같은 시간에 여러 몫을 보내야 하므로 채널당 전송 속도가 그만큼 올라갑니다.
하부를 맡는 배선은 상반부를 지나 내려가지만 그 구간의 화소에는 물지 않습니다. 끊긴 것이 아니라 통과할 뿐이고, 멀티플렉서에서 화면 아래끝까지 한 가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멀티플렉서를 몇 대 몇으로 걸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둘로 나누는 것이 가장 단순하지만, 넷 이상으로 걸어 채널 수까지 줄이는 구성도 흔합니다. 어느 쪽이든 원리는 같습니다. 채널을 늘리는 대신 채널을 더 빨리 돌립니다.
발표문을 다시 보면 이 구성과 맞물립니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존 대비 2배라는 문장은 패널 전체 데이터량이 두 배가 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화면에 뿌리는 총량은 주사율이 정하는 것이라 15%만 늘었습니다. 두 배가 된 것은 채널 하나가 감당하는 속도입니다. 그리고 멀티플렉서는 패널 유리 위에 만들어 넣는 회로이므로, 같은 문장에 붙어 있는 패널 내 구동회로 설계라는 말이 바로 그 자리를 가리킵니다.
그러면 베젤도 설명됩니다. 게이트 드라이버는 화면 좌우에 있고 소스 COF는 위아래에 붙습니다. 소스를 한쪽에 유지하면 위아래는 그대로이고, 분할 구동으로 게이트 부담이 줄어 좌우 베젤이 얇아집니다. 소스를 양쪽에 다는 방식이었다면 위아래가 늘어 얇아졌다고 말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다만 이것은 발표문과 원가 구조에서 역산한 추론입니다. 회사는 멀티플렉서를 썼다고도, 소스를 한쪽에 두었다고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멀티플렉서를 넣은 이유는 원가절감으로 예상됩니다. 소스 IC를 늘리지 않고 채널 수도 그대로 둔 채 배선만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이버를 상하 양쪽에 다는 방식과 비교하면 IC와 COF가 절반으로 끝납니다. 다만 이것은 회사가 밝힌 것이 아니라 원가 구조에서 역산한 예상입니다.
화면을 나누면 가운데에 줄이 생깁니다
분할 구동에는 피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경계선입니다.
위와 아래가 서로 다른 회로로 구동되므로 미세한 차이가 화면 한가운데로 몰립니다. 게이트 구동 타이밍이 조금 어긋나거나 충전 조건이 달라지면, 그 차이가 경계에 밝기나 색이 다른 가로띠로 나타납니다. 업계에서 스티치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화면 전체에 고르게 퍼지는 편차와 달리 한 줄에 집중되기 때문에 눈에 훨씬 잘 띕니다.
이 문제는 해결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산 패널로 나왔고 상까지 받았다면 경계가 보이는 상태로 내보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발표문이 “발열 개선 설계”와 나란히 적은 제어 알고리즘이 그 자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하 구동 조건의 차이를 재서 경계 부근 화소의 데이터를 미세하게 보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회사는 스티치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잡았는지도, 얼마나 잡았는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위 서술은 분할 구동이라면 반드시 마주치는 문제라는 점과 제품이 실제로 출시됐다는 점에서 끌어낸 예상입니다.
정리하면 HDS는 이런 교환입니다.
| 방향 | |
|---|---|
| 소스(데이터) 쪽 | 2.29배로 조여진다 → 전력·발열 |
| 게이트 쪽 | 1.75배로 느슨해진다 → 얇은 베젤 |
| 결과 | 165Hz, 그리고 더 좁은 테두리 |
여기까지가 공개된 것이고, 여기부터는 추론입니다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HDS의 구동 구조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발표문에 있는 것은 결과뿐입니다. 전송 속도 2배, 165Hz, 얇은 베젤, 발열 개선.
위에서 화면을 두 구역으로 나눈다고 본 것은 공개된 수치가 그 방향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주사율을 올리면서 베젤을 줄이려면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을 늘려야 하고, 그러려면 한 회로가 맡는 줄 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름도 그것과 맞습니다. 다만 이것은 역산이지 확인이 아닙니다.
구역을 정확히 몇 개로 나눴는지, 나누는 경계가 화면 한가운데인지 아닌지, 게이트 드라이버를 좌우 양쪽에 두었는지 한쪽에만 두었는지, 데이터 라인을 어떻게 나눴는지, 멀티플렉서를 썼는지, 경계의 스티치를 어떻게 잡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베젤이 실제로 몇 밀리미터에서 몇 밀리미터로 줄었는지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값들이 나오면 위 계산은 다시 맞춰 봐야 합니다.
전망
HDS 같은 분할 구동은 앞으로 고주사율 대형 패널의 기본값이 될 것입니다. 이유는 물리에 있습니다. 게이트 라인의 저항과 정전용량은 화면이 커질수록 늘고, 한 줄에 주어지는 시간은 주사율에 반비례해 줄어듭니다. 두 곡선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대형화와 고주사율을 동시에 밀면 어느 지점에서 반드시 만납니다. 구역을 나누는 것 말고는 그 교차점을 미룰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분할 수를 계속 늘리는 방식은 오래 못 갑니다. 구역을 더 잘게 나눌수록 게이트 쪽은 편해지지만, 소스 쪽 데이터율은 나눈 수만큼 그대로 곱해집니다. 발열이 먼저 한계에 닿습니다. 다음 승부처는 분할 수가 아니라, 같은 데이터율에서 소스 드라이버가 얼마나 덜 뜨거워지는가로 옮겨갈 것입니다.
이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네 가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첫째, LG디스플레이가 165Hz 위의 주사율을 내놓을 때 분할 수를 더 늘리는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쓰는가. 둘째, 같은 세대에서 큰 화면이 작은 화면보다 낮은 주사율에 머무는가. 게이트 라인은 화면이 커질수록 길어지고 그만큼 부하가 커지므로, 한계가 대형에서 먼저 나타난다면 이 기사의 설명과 맞습니다. 반대로 크기와 무관하게 같은 주사율이 깔린다면 다른 수를 쓴 것입니다. 셋째, 경쟁사가 같은 구조를 다른 이름으로 내놓는가. 넷째, 회사가 베젤 폭을 숫자로 밝히는가.
넷째가 가장 정직한 지표입니다. 얇아졌다는 말은 있는데 얼마나 얇아졌는지는 아직 없습니다. 그 숫자가 나오면 이 기사의 계산도 함께 채점됩니다.